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차 Nov 14. 2022

런던 환경산업 취준기

런던 취업시장에 도전 

올해 9월 석사가 마무리되고 영국에서 취준을 하기로 결심했다. 영국에 남기로 결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환경 관련 일자리가 많고 두 번째는 젊을 때 해외에서 일해봐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영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석사 학위를 받고 나서 2년 동안 일할 수 있는 졸업 비자(Graduate visa)를 신청할 수 있다. 학생비자는 각종 복잡한 서류로 힘겹게 발급받았지만 졸업 비자는 2천 파운드(한화 약 300만 원)를 내면 비교적 간편하게 발급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스폰서십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비자 비용이 저렴하지 않은 만큼 비자비용을 지원해주는 기업으로 가는 것이 현명하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런던의 환경 관련 일자리는 많고도 적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국에 비하면 높지만 잘 살기에는 부족한 월급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 친구들은 런던 물가에 비해 낮은 월급에 대해 불만을 자주 토로한다. 환경 관련 일자리를 준비하는 동지(?)들을 위해 런던의 환경산업 일자리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물론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받는 대우와 급여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참고만 해주기를 바란다.

햄스테드 히스에서 9월의 어느 날 수영하는 사람들

예전에 환경을 공부했던 분들은 환경으로 돈을 못 벌었지만 지금은 돈벌이가 되지 않느냐고 말씀하신다. 객관적인 지표로 팩트체크를 해보자. 워크넷 직업별 임금 정보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국내 환경컨설턴트의 평균 연봉은 4,015만 원이고 대다수의 초년생들은 3천만 원 초반에서 연봉이 시작된다. 한국의 잡플래닛과 비슷한 외국 직장 평가 웹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의 환경컨설턴트의 평균 연봉은 약 3만 파운드 (한화 약 4700만 원)로 대학을 막 졸업한 학생들은 한화로 약 3600만 원선이다. 그러나 한 달 평균 857파운드 (한화 약 130만 원,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월세가 나가고 외식 한번 할 때마다 2-3만 원이 지출되는 도시에서 저축할 수 있는 월급은 매우 적다. 글을 쓰는 나도 런던의 월급 수준만 보고 석사만 하면 돈을 더 저축하고 나은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착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럼 왜 한국 말고 런던에서 일하려고 하는가? 커리어로 봤을 때 이곳은 환경일자리가 정말 다양하고 전문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런던은 세계적인 컨설팅과 금융회사들의 중심지이면서 환경 관련 일자리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런던에는 대표적으로 글로벌 환경 컨설팅 ERM, 지속 가능한 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WHEB, 친환경 사업에만 투자하는 Kiko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모든 산업에서 지속가능성과 환경 관련 투자 혹은 프로젝트를 늘리고 있다 보니  연구기관, 제조업, 무역업, 건설업, 패션 등등 취준생이라면 선택지가 너무 많다. 영국에서 환경 관련 일자리만 보여주는 environmentjob 웹사이트만 가도 정말 다양한 회사에서 환경 관련 포지션이 열리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환경 관련 일자리라고 하면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일자리와 환경컨설팅을 떠올리는 것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산업이 다양한 만큼 기업 내부 직원들에게 기후변화 관련 교육과 기후행동 활동을 조직하는 일, 패션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의류라인을 고민하는 일, 기업과 환경 NGO를 네트워크를 하는 업무 등 포지션 또한 광범위하다. 일자리가 많으면 취업도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면 안타깝게도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취업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양적으로 풍부하다면 질적으로는 어떨까? 개인적으로 질 높은 일자리란 워라벨이 있고 업무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평균 25일 휴가와 공휴일 8일 그리고 주당 평균 36시간 일하는 런던이 참 좋다. 한국에서 일할 때 한 달 근무하면 하루 생기는 휴가에 비하면 근로 조건이 매우 좋은 편이다. 어떤 기업들은 휴가 30일 혹은 무제한 휴가인 곳도 간혹 있다. 이미 일을 시작한 친구들을 보면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이 일주일에 2-3일만 사무실을 가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일찍이 업무를 끝낸 사람들은 이른 오후 시간 때부터 펍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문성의 측면에서 영국은 기후변화 관련 학문을 이끌고 있는 런던 경제대학(LSE)의 경제학자 니콜라스 스턴을 포함한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포집되어 있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관련 네트워킹을 통해서 커리어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런던에서는 카본포워드 등 많은 환경 혹은 지속가능성 관련 컨퍼런스들이 열린다.


이러한 이유로 런던에서 환경산업에 취업하기가 시작되었다! 모든 취업준비생들에게 힘내라는 말과 함께 다음에는 한국의 녹색산업 일자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적어볼 예정이다. :)



참고 자료

1. 영국 환경 컨설턴트 평균 연봉

https://www.glassdoor.co.uk/Salaries/environmental-consultant-salary-SRCH_KO0,24.htm

2. 런던 평균 한 달 월세 (Q3 2022)

https://m.spareroom.co.uk/content/info-landlords/average-rent-london

3. 한국 주당 평균 임금근로자 근로시간

https://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3032

4. 영국 주당 평균 근로시간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80763/average-working-hours-uk/

작가의 이전글 기후변화, 다 너 때문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