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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유 Apr 26. 2024

세모, 네모, 동그라미로 이루어진 세상

라라크루 화요갑분(네모. 세모. 동그라미)

아이와 함께 있으면 시간 가는지 모르게 시작이 휘리릭 지나가있다. 돌쟁이 아가는 이제 자기가 스스로 하겠다며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 혼자 놀아도 가끔은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집중한다. 


라라크루 갑분 글감으로 네모, 세모, 동그라미라는 주제에 '이거다!' 싶었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정육면체에 면마다 색깔이 다르고, 시계, 블록 넣기, 수레바퀴, 딸랑이, 피아노건반, 거울 기능이 들어가 있다. 

이름이 뭔지 찾아보니 '하베브릭스 6 in 1  변신큐브' 

뺏다 끼웠다 할 수 있고, 펼쳐서 보면 다양하고 구성이 알차다.


이미지 출처: 쿠팡



처음엔 아기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손으로 만지고, 보는 게 다였다. 어른이 직접 눌러줘야 하고 아기는 보고 있었다. 손을 이용해서 동그란 딸랑이를 돌려 소리 나는 걸 보고 좋아하더니, 피안 건반을 눌러 소리도 듣고, 동물 소리까지 들으니 신기하고도 놀라울 것이다. 아기가 발견한 신세계는 또 다른 신세계를 만나게 된다. 


요즘 아기는 작은 것 하나라도 자신이 성취하면 기분이 좋아 짝짝짝 박수를 친다. 


이미지 출처: 쿠팡


13개월 아기는 작은 것 하나라도 성취하면 기분이 좋아 짝짝짝 박수를 친다. 요즘 우리 아기가 잘하는 건 사진에서 위에서 2번째 동그라미, 네모, 세모, 꽃모양 블록 넣기다. 예전엔 스스로 넣지 못해서 근처에 모양을 맞춰주면 밀어 넣는 정도였다. 그런데 점점 모양 상관없이 자신이 넣고 싶은 곳에 블록을 올려놓더니, 이젠 구멍에 쏙쏙 하고 넣기 시작했다. 소근육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정교하고 디테일하게 구멍에 넣는 걸 보니, 얘가 천재인가 싶어 진다. 역시 아니라고 해도 난 아들바보였다. 


처음엔 아기가 알고 행동하는 걸까? 생각했는데, 아기는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모방하며 성장한다. 꼬물거리는 손가락 하며 쥐면 놓지 않는 걸 보며 힘이 세졌다는 걸 감지한다. 


아기에게 "이건 세모야, 네모야, 동그라미야, 꽃모양이야"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남색이야"

"세모 여기 넣어봐, 네모 넣어봐, 동그라미 넣어봐, 꽃모양 넣어봐" 

계속 알려주고, 또 알려준다.


매일 반복적으로 도형의 모양과 색깔을 알려주는데 언제쯤 말을 할 수 있을까? 세모, 네모, 동그라미 너무 쉬운 거지만 아이에겐 100번도 1000번도 더 알려주어야 할 기본적인 단어일 뿐이다. 


네모의 꿈이란 노래를 보면,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 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 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집에 있는 물건들을 보면 냉장고, 티브이, 매트, 식탁, 액자 네모난 것들이 많다. 동그란 걸 찾아보니, 아기가 가지고 노는 공, 시계, 그나마 아기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동그랗고 말랑하다. 

문득, 내가 아기에게 모양을 알려주는 이유의 첫 번째는 지식과 의사소통의 목적이 있겠지만, 네모난 것들 속에서 동글 동그란 걸 찾고 세상을 둥글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오늘도 아기는 일어나면 어김없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탐색을 하겠지.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무슨 맛이 날까, 먹는 걸까

서랍에 있는 것들을 냅다 다 바닥으로 던져버리며 놀겠지만.


세상은 편리에 의해 네모가 많지만, 그 속에서도 동그라미, 세모, 네모, 꽃모양, 작고, 크고, 짧고, 길고, 다양한 걸 경험하며 세상을 알아갔으면 한다. 


아기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재밌다.
하나도 똑같은 게 없으니까.
다양한 세상을 둥글게 살아가며 여행하듯이 살아갔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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