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쓰담쓰담(배를 쓰다듬으며 쓰는 이야기)

by 쏭유

#나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엄마'라는 단어는 어릴 때나 커서나 정겨운 말이다. 응애~ 우는 갓난아이부터 남녀노소 어른 할 것 없이 급한 순간에는 '엄마'를 찾는다. 어릴 적 엄마는 늘 내 곁에 있었다. 배가 고플 때도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잘 때도 학교에 갔다가 집에 왔을 때도 늘 엄마가 있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엄마가 있는지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엄마가 있는지 확인하면 마음이 편해졌다. 나에게 엄마는 늘 곁에 있는 공기와도 같았다.


어릴 적 속을 많이 썩였을 텐데 엄마는 잔소리 없이 언니와 나를 키워주셨다. 언니의 딸인 조카를 보러 무궁화호를 타고 6시간이 걸려서 가셨을 때도 힘들다는 내색을 안 하시고 조카에게 다정하고 친구 같은 외할머니셨다.


내가 엄마가 된다면? 엄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나도 우리 엄마처럼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늘 일이 많았고, 집보다는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에 워킹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안정적일 때 아이에게 온전히 봐줄 수 있을 때 가능할 것 같아 2세 계획을 미루어야 할까 고민도 했다.


서른 중반이 지나고 엄마는 "엄마가 한 살이라도 어려야 아이를 봐줄 수 있지. 엄마가 늙고 아프면 봐줄 수가 없어~" 넌지시 이야기하셨다.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나에겐 와닿지 않았다. 왠지 한창 일 할 시기면 바쁜 워킹맘으로 외할머니 손에 키워져야 하니 친정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미안하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 당장 아이를 가지라고요?

결혼 전. 결혼 시기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철학관을 찾았다. 답정녀라서 이미 결혼일은 내가 하고 싶은 날짜와 시간을 마음속에 찜 해두었지만, 나의 의견을 뒷받침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남들처럼 궁합을 보기 위해 철학관에 갔다. 남편은 갈 때도 궁합을 보고 나올 때도 무던한 반응이 비슷했지만, 나는 들어갈 때는 기대에 찼다가 나올 땐 새빨갛게 얼굴이 상기되어 조바심이 앞섰다.


철학관 선생님께서는 남편은 음양오행 골고루 다 가지고 태어나서 사주가 좋지만 나는 수(水), 금(金)이 부족하여 소띠 자식을 빨리 낳아야 한다며 결혼 날짜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혼을 내셨다. 내년 2월까지는 소띠를 낳을 수 있으니 지금 당장 손잡고 근처 숙박업소에 가라고 하시며 한가하게 있을 때가 아니라고 제차 말씀하셨다. 철학관을 나오며 나로 인해 남편에게 피해를 줄까 봐 미안한 마음이 컸다. 무던한 성격의 남편은 미신이라고 믿지 말라고 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내 사주에 수(水) 물이 없기에 이름에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지어주셨다는 걸 알았다.) 우리는 2022년 5월 29일에 결혼을 하고, 남편의 말대로 6개월의 신혼을 즐겼고, 1년 후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임신 준비

나는 결혼을 하면서 건강검진, 치과치료 등을 하며 건강체크도 하고 아기를 가질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다이어트 목적도 있었기에 닭가슴살 샐러드 도시락도 열심히 챙겨서 먹었고, 알람을 맞춰두고 비타민과 엽산도 챙겨 먹었다.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일상적으로 편해졌지만, 안정적으로 생활한 만큼 몸은 더 건강해졌다.

2022년 비전보드


2022년 비전보드를 만들며 일부는 가족에 대한 계획도 세웠다. 이제 혼자가 아니라 남편과 함께이기에 2세 계획과 남편과의 삶이 더 깊어지리라 생각했다. 이미지를 찾아 포토 프린트로 출력을 해서 비전보드에 붙여 두었다. 남편과의 드라이브, 캠핑, 자녀계획 등 이미지를 붙여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출처: 네이버 검색


‘내 뱃속에서 태어나는 새싹, 뱃속에서 자라는 아기의 모습, 내 배에 귀 기울이고 아기와 교감하는 모습. ’


딱 내가 바라던 모습이었다.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종합비타민과 엽산을 구입해서 남편과 사이좋게 부지런히 복용했다. 출산이 2022년의 목표였지만, 중반쯤 목표를 정정했다. '2022년 임신'으로.


추후에 이야기하겠지만, 남편은 내 말을 잘 들어서 결혼도, 임신도, 좋은 일도 생겼다고 말했다.

나의 욕심일 수 있지만, 흐름에 따라 하고 싶은 것을 남편과 의논을 했고, 그 결과 나의 뱃속에 소중한 생명이 생겨난 것이다.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엄마~'라고 많이 불러 보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엄마'라고 불러 준적은 없었다.
소중한 아이가 나를 '엄마'라고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목소리가 기다려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이의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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