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쎄 방송가에서 나를 지키기

20대로 돌아가겠습니까?

by 인절미

30대 중반에 다다른 나에게 10대, 20대로 돌아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언제고 '아니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때는 타고난 예민함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었으니까.


방송국은 예민하다. 잠을 못 자 예민하고 시청률에 목숨 걸어 예민하고 촬영현장에선 1분 1초마다 변수가 생겨 예민해진다.

방송국 못지않게 나도 그렇다. 통제 불가능한 것에 화가 나고 소란스러운 주변 상황에 날카로워진다.


그렇게 시끄럽고 예민한 내면을 조금이나마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서른 즈음이었을 테다. 살면서 터득한 지혜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가사처럼 내 안에는 두 명의 내가 산다.

시도 때도 없이 감정을 쏟아내는 예민한 나.

그리고 그런 '예민한 나'의 상태를 기민하게 눈치채고 토닥여 주는 엄마 같은 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만난 연습생들은 대부분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들고 다녔다. 무리해서 연습하거나 무대를 앞두고 긴장한 날이면 약을 꺼냈다.

그들도 과거의 나처럼 스스로 몰아세울 줄만 알지 돌보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를 것이다. 런 친구들에게 항상 '너 자신을 잘 돌봐줘', '너에게 괜찮다고 말해줘.'라고 말한다. 오롯이 나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

누구도 나만큼 나를 사랑할 수는 없기에 스스로에게 받는 위로는 그만의 힘이 있다.



토닥이는 나는 항상 바빠.

오늘도 바빴다.

내가 없으면 나는 버티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