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생겨나는 이상한 관계

버티는 힘

by 인절미

지난 음악 서바이벌에서는 관객석 맨 앞 한가운데에 ‘담당 작가 전용 자리’가 있었다. 참가자가 무대에 오르면 담당 작가도 그 전용 자리로 가 앉는다. 미리 약속하지 않아도 무대 직전에 참가자와 작가는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서로 끄덕, 한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잘해보자, 준비한 대로 잘 해내겠다고 서로의 눈을 찾는다.

오늘 무대에 오르기 전 한 참가자는 "나 우리 작가님 얼굴 못 봐서 노래 잘 못할 거 같아.”라고 했다. 그리고 다른 참가자는 "그만두고 싶은데 우리 작가님이 열심히 해서 나도 계속하는 거야, 나 우리 작가님 위해서 노래하는 거야" 했다.


그들은 알까. 우리도 자기들 때문에 버티고 있다는 걸. 그만두고 싶지만 결국 서로를 보고 마음을 잡는다. 매우 희한한 관계.


첫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배운 것이 있다.

이 각박한 시스템에서 인간적 교감은 무대를 더 잘 꾸밀 수 있는 힘이라는 것,

서로의 고생을 알아주고 고맙다고 말하는 일이 서로를 무너지지 않게 잡아주는 뿌리가 된다는 것,

칭찬과 응원은 생각보다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


새로운 서바이벌에서도 배운 대로 한다. 또 담당 출연자가 떨어질까 봐 마음 졸였고 가까스로 살아난 그와 서로 고맙다, 끝까지 같이 해보자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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