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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제 May 21. 2023

- 이웃집 노랭 -

집 있으면서 왜 우리 집에


이웃집 고양이 노랭.

노랭이네 집 앞을 지나칠 때면 고양이가 있나 없나 집 주변을 살펴본다.

보통은 노랭은 안 보이고 노랭을 위한 사료가 담긴 그릇만 보였다.

‘노랭이 없네’ 하고 지나쳐 우리 집이 보일 때쯤이면 눈에 띄는 대문 앞의 노란 물체.

이제나 나오려나 저제나 나오려나 눈을 고정한 채, 들어갈 기세로 유리문에 머리를 박고 망부석처럼 붙어있다.

나를 발견하면 그제야 반갑다는 듯 울어댄다. 길고양이를 만지면 하루종일 가려운 탓에, 딱히 녀석을 쓰다듬어주진 않지만, 오는 손님이니 사료 한 그릇 먹고 가라고 부어준다. 분명 자기 집에도 밥이 있는데 마치 처음 먹는 밥처럼 허겁지겁 먹는다. 그리고 그루밍도 하고 한참을 문 앞에서 놀다가 간다.

어쩔 때는 아침 6시에 출근해, 하루 낮의 대부분을 보내고 가고, 저녁에 다시 오기도 했다. 우리 집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자 남편은 사료를 몇 알씩만 주라고 했다. 간식 개념으로 먹어야지 식사를 하고 가면 안 된다고.

그렇게 근 7년을 자주 보던 녀석이라 길에서 오며 가며 만나면 반갑게 인사한다. 날씨 좋지 않은 때 며칠 안 보이면 걱정이 될 정도로.


별일 없이 오늘 아침도 건강하게 노사장은 우리 집으로 출근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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