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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제 Jun 29. 2023

- 천둥소리 -

벼락 대신 로또를 맞자


밤잠에 들었던 딸이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침대에서 뛰쳐나왔다.

번개가 화려하게 친 만큼 소리가 크긴 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엄마 침대로 다가온 딸은

천둥소리가 무섭다며 울먹였다.


“천둥소리 무서워할 거 없어. 벼락이 이미 떨어지고 난 뒤에 오는 소리인 걸. 소리가 아무리 커도 엄청 멀리에 떨어진 거야.”


“멀어?”


“번개가 먼저 치고, 뒤이어 소리가 들리는 거 알지? 우리 집에 떨어진 거면 빛과 소리와 동시에 집이 크게 흔들렸지.”


“집이 흔들려???”


전기도 다 나가고 그럴걸? 근데 벼락 맞을 확률이 50만 분의 일이야. 로또 맞을 확률 정도라고 해. 그러니까 별로 걱정할 필요 없어.”


인터넷 검색 결과도 보여주며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자 딸은 그렇구나 하면서 침착해졌다.

그러더니 아빠한테 가서 또 말을 건다.


“아빠, 천둥 쳐서 무서워.”


아빠는 무심히 딸을 물끄러미 보더니만,


“어, 치지 말라 그래.”


하고 대답한다.

딸이 그 말에 어이없어하며,


“엄마는 과학적 사실을 설명해 줬는데.”


큭큭큭 웃더니 자러 들어갔다.

아빠의 대답도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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