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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e Aug 05. 2016

손톱

짧은 글


  단단해진 연애의 틈 사이로 나는 혼자 남는 시간마다 그의 생각을 했다. 어느새 혼자여도 완연하게 혼자일 수 없는 관계를 등에 업은 채로 30대 중반이 되어 있을 우리를 문득 상상하곤 한다.


  그러면 나는 시간의 일정한 폭을 넘어 상상하기도 벅찬 미래에 도달한다. 지금보다 더 굳어져 있을 우리의 관계를. 함께 마흔을 맞고, 우리의 소망대로 자녀에게 쿨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있을 미래를.


  더위에 약한 우리는, 여름이면 국내가 아닌 곳에서 계절을 보내기를 소망했다. 이미 나이 든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 곁에 있으므로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지금을 나눌 수 있을 것이었다.


먼 어디에서 진공 된 기쁨을 누리고 있을 우리를,

함께 늙어가는 우리를,

나는 조용히 상상한다.

그리고 내 인생에 그가 오래도록 머물도록

나의 미래의 부분이 되어가는 것을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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