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이 필요한 대학 전문연구요원 선발 제도
Q. 공대 대학원생 A씨는 대학 전문연구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하고자 한다. 다음 중 취해야 하는 행동은?
(대학전문연구요원: 군 복무를 학위과정+관련분야근무=3년 으로 대체)
A. 세계 유수 학회, 학술지에 성과를 발표해 연구 우수성을 증명한다.
B. 아이디어 사업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일자리를 창출한다.
C. 연구를 중단하고 영어 학원으로 간다.
당연히 정답은 C 입니다.
대학 전문 연구 요원은 대학원 학점 + TEPS 성적 + 기타 필수 요건 충족 (석사학위, 국사 3급) 으로 선발되는데, 대학원 학점이야 큰 편차가 없으니 결국은 30% 비중을 차지하는 TEPS 시험 성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전문연구요원 재수생들이 점점 쌓이면서 TEPS 점수 인플레는 더욱 심해지고, 5년쯤 전에는 600점 초반이면 합격하여 자격시험 정도였던 합격선이 지금은 800점 중반대까지 올라왔습니다. TEPS 라는 시험을 치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실용 영어와는 괴리가 있는 줄세우기 최적화 시험이라 800점 중반이라는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시험만을 위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요즘 일부 교수님들은 대학원생들에게 영어 공부를 위한 연구 중단 기간을 주기도 합니다.
대학 전문 연구 요원은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제도입니다. 그런데 병역이라는 우리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기 때문에 공정성,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놓을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그 때문에 개인의 역량을 정량화하여 한 줄 세우기 가능한 평가 지표가 필요했는데 박사급 연구 인력들의 제각각인 연구 분야를 한 줄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니 결국 택해진 것이 학점과 영어 성적이었습니다. 이는 평가 편이성과도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실은 제시한 다른 답들도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A 안은 논문 수, Impact Factor 순 등으로 정량화 시키려고 할게 뻔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은 국가주도 R&D 성과의 부실함으로 여실히 나타났고, B 안의 경우 제도의 목적에 좀 더 부합하겠다 생각하지만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뻔히 예상되는 폐단도 있습니다.
이점이 많은 제도입니다. 그런데 평가 방식이 그 목적을 훼손시킨다면 수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