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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장 Sep 04. 2024

프로젝트 안암(安岩)

#45. 나로 산다는 것


나로 살겠다.

단순한 이 문장은 많은 것을 이야기 하게 한다.

나를 정의해야 하고,

산다는 것이 가진 무게를 약간이라도 이해해야 한다.

꾸준히 나 스스로에게 주장하고 있는"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 역시, 

넓게 보면 나로 살겠다는 말을 설명하는 것들 중 한 가지다. 


그 말인즉슨 내 삶이 가진 기준점. 

그러니까 경험을 통해 얻은 수많은 가치관들이 구성하고 있는 형체가 "나"인 것이다.


모두에게 각자의 "나로 사는 방법"이 존재한다. 

작게는 누군가의 감정을 살펴 적당히 눈치 볼 수 있음부터,

자신의 루틴을 어떻게든 지켜나가는 것까지, 각자의 시간으로부터 파생된 자기다움이 있다.


어떤 친구는 곧 죽어도 지각은 안 되는 삶을 통해 자기다움을 지켜낸다. 

발가락이 부러져도 출근을 해서 자기 몫을 다해야 지켜지는 자기다움이,

그리고 자기 업무를 끝내지 못했다면 쉬는 날도 출근을 해서 그 일을 마쳐야 지켜지는 자기다움도 있다.

툴툴대면서도, 그 일을 책임감 있게 끝내야만 지켜지는 자기다움과,

일상을 지켜내는 소소한 것들이 가진 자기다움도 있다.

작은 횡단보도라도 초록불이여야 건너거나, 또는 그런 걸 뭘 신경쓰냐며 융통성을 찾는 것 역시 자기다움이겠다.


종종 그들이 자기다움을 지키기 위한 결정들이 나의 가치관과 부딪힐 때가 있다.

그 강력한 가치관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 설득할 방법을 찾기도, 

가끔은 그런 시기가 있지 싶은 마음도 들지만 대부분은 흐뭇하다. (물론 끊임없이 설득하는 일들도 있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틀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입장의 차이에서 오는 충돌일 때가 대부분이니까.

모두가 지켜내고자 하는 자기다움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빈곤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든 자본을 발생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 경험한 상처로 인해 타인을 자기 삶에서 배제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이 결국 그 사람을 설명하는 그 사람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가 나로 살고자 한다. 굳이 나는 무엇인지 정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살면서 마주하는 문제들은 내 올바름에 대한 정의를, 나로 살고자 믿고 있는 가치를 쉼 없이 흔들어 놓는다.

그래서 나로 산다는 건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과 고집을 구분하기도 참 어렵다.

옳다고 믿는 것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필요는 없으니, 아마도 그럴 테다.

그래서 나는 설득력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라는 객체가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한계가 있지만,

나부터, 내 주변부터 변하기 시작해야 내가 원하는 변화들을 지속할 수 있다. 

그러려면 나에겐 중요했지만 타인의 삶에 중요하지 않았던 일들을 차곡차곡 설득해야 한다. 

나 역시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는 노력을 전달해야 한다. 

내가 만들어 온 가치관을 전달하고, 동의하고, 그 영향력이 점점 커져야만 내 세상이 변한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만 나는 나로 살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고집스러움과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의 차이는 설득력이다.

나의 행동이 설득력 있는가? 

지금은 전달되지 않을 가치를 미래를 위해 남의 의견과 상관없이 진행할 필요가 있는가?

나는 내가 가진 기준으로 남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

정도는 생각해 보게 되니까. 

고집스럽다는 말을 뱉는 사람들은, 대게 설득되지 않거나, 설득을 포기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설득력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로 살기 위해선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로 산다는 건, 

타인의 경험을 존중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내가 나로 살고 싶다는 건 상대 역시 그럴테니, 그들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통해 자신의 기준을 만들고, 상대를 지탱하는 가치관으로 형성되어 있는 모든 경험들을 존중하게 된다. 

나로 산다는 건, 상대를 존중하게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래서 스스로를 지키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응원하게 된다.

나는 우리 직원들이 자기다움을 지키는 것을 응원하는 사장이고 싶다. 

각자의 삶이 여기 잠시 모여있지만, 안암에서 흡수하게 될 좋은 가치관들이 있길 바라면서

나는 또 나로 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내가 나를 나로 얼마나 잘 지켜낼 수 있을 진 잘 모르겠다.

가야 할 길이 멀다. 정답을 모른다면 내가 옳다고 믿는 것들이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나로 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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