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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an 17. 2023

최소한 하나쯤은 즐거운 거라도 하자

갈 때 가더라도 하고 싶은 거 하나쯤은 해도 괜찮잖아?

떡실신...


오늘 하루 내 상태다.


회사도 출근하지 못하고 먹고 자고 싸고의 쳇바퀴를 반복했다.


눈을 뜨면 천장이 빙글빙글 돌고 별이 보이는 까닭에


일은 물론이요 준비하고 있는 사이드잡 프로젝트 관련해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거창한 꿈이나 비전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한 채


정신줄만 간신히 붙들어 매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이렇게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는데 뭐가 가장 아쉽지?


하루를 그냥 보내버리는 탓에 무엇을 못했을 때 가장 아쉬운지 더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하루가 아니라 만약 삶을 마감하는 때가 된다면 무엇이 가장 아쉬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뭔가를 해야만 하는데 잘하지 못해서 오는 아쉬움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하고 싶은데 못해서 오는 아쉬움이 확실히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지?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고민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나는 명상을 좋아한다.


그것도 나 자신에 대한 탐구와 자기 확신으로 이어지는 명상을 좋아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명상이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나머지 생각을 모두 내려놓는 방식을 말한다.


즐겨하는 명상의 주제는 '일즉다다즉일 중중무진(一卽多 多卽一 重重無盡)'이다.


불교 화엄경에서 이 만물의 이치를 설명한 구절에서 따왔다.


'이 세상은 하나가 곧 전체고, 전체가 곧 하나이며, 끊임없이 중첩되어 있는 것과 같다.'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나도, 너도, 모두가 우주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나는 내가 곧 우주이고 우주가 곧 나라는 그 주제를 떠올리면서 잡념들이 떠오르면


그 잡념들이 어떤 사실, 즉 팩트(fact)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느낄 뿐이라는 것을 바라보고


다시 원 주제로 돌아와서 집중을 한다.


나는 이 명상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고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냉철한 집중과 관찰을 통해 내 존재에 대한 자기 확신을 더해간다.



최근에 감정적이고 정신적으로 컨디션이 저조했던 것이 단순히 체력적인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요 며칠간 명상을 소홀히 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생각을 가다듬고 주제에 집중하는 명상을 했다.


그랬더니 온갖 부정적이고 늘어지게 만들었던 생각과 감정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명상.


적어도 나한테는 효과 만점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거를 마음먹기 조금 귀찮기로서니 소홀히 했던 나 자신을 혼내주고 싶었다.


명상.


올해 들어서 꾸준히 하기로 한 글쓰기와 더불어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누가 뭐라고 해도 사는 동안 끝까지 연마하고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그 무언가이다.


나 자신, 그리고 새해 계획 실천하기에 벌써부터 느슨함이 느껴지는 지금,


명상으로 시작해서 다시 재정비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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