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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Mar 12. 2021

파랑새는 있다? 없다?

파랑새 증후군(Bluebird Syndrome) : 벨기에 극작가이자 시인,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의 동화극 [파랑새(L’Oiseau Bleu)] 주인공에서 유래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발맞추지 못하고 현재의 일에는 흥미를 못 느끼면서 미래의 막연한 행복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상”


※ 출저 :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 : 심리편


실업률이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는 요즘 한 편에서는 파랑새 증후군과 관련한 기사가 종종 올라오곤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취준생 분들은 이렇게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에 파랑새 증후군 같은 배부른 소리를 하는건 누구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할 것이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회 초년생 분들은 오늘도 사직서를 내고 싶은 충동을 겨우 이겨냈는데, 혹시 내가 파랑새 증후군이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해 볼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지인 중 10여년 동안 1년에 한 번 꼴로 이직을 하신 분이 있다. 그 분의 파랑새 증후군은 나이가 40이 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필자 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 모두 잦은 이직 횟수에 대해 안쓰러운 마음에 고개를 갸웃 하다가도 대단한 능력자라고 추켜세우기도 한다. (진심으로 부러워하고, 추켜세우는 걸까???)


하루는 비정상적인 이직 횟수를 자랑하는 그 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근데, 듣다보니 묘하게  끌리는 것이, 매번 이직 시마다 이해할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고, 그 상황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도 들었다. 상사와의 갈등때문에,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아서, 출장이 너무 많아서, 집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서 등등 이직 시마다 매번 다른 이유를 대지만, 각각의 이직 사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회가 넘는 이직 횟수는 웬지 걱정이 되고, 지나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취업난이 심각한 와중에 어떻게 맘 먹은대로 이직을 수시로 할 수 있을까? 그는 진정 능력자인가? 그 분의 이직 능력에 감탄을 하다 우연찮게 그 비결을 알게 되었다.


Gettyimages 인용


필자가 EMBA에서 석사 과정 공부를 하며 중소기업 CEO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는데, 그 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의외로 인력 구인이었다. 책임감을 갖고 일을 잘하는 직원들은 경력 좀 쌓이고, 업무가 능숙해 졌다 생각되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직장으로 이직을 하고, 평범한 어떤 직원은 멀쩡히 일하다 어느 날 갑자기 연락도 없이 안 나오는 경우도 허다해 직원 채용하기가 겁난다는거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책임감 있고, 정말 괜찮은 사람 한 명만 추천해 줄 수 없냐고 부탁하기도 하고, 좋은 직원을 추천해 줄 수 있는 Recruiting 회사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기도 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며 한창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취업난은 결국 대기업, 소수의 인기 있는 기업에 해당되는 이야기였고,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인력난, 구인난이 너무 심각해 직원 채용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Resource가 투입되어 낭비가 된다며 걱정하고 있었다.


Gettyimages 인용


앞서 말씀드렸던 지인분의 이직 Story를 들어보면 대부분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중소기업이고, 나름 인지도 있고, 건실한 몇 몇 중견, 강소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금 더 길게 재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그 분의 파랑새 증후군을 걱정하는 이유는 스쳐 지나왔던 회사 중 연봉이나 복지가 꽤 괜찮은 인지도 높은 회사도 있었고, 심지어 국내 10대 대기업 계열사에도 재직했었던 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1년 남짓 재직 후 이직을 했다는 점이다.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물론 이직을 한다거나 조직 문화가 자신에게 맞지 않아 사직을 고민하는 분들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생각과 행동이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정도의 잦은 빈도로 발현되어 한 두번의 이직이 아닌 ‘파랑새 증후군’으로 발전될까 우려스럽다.


현재 입사 3년 이내로 직장 생활에 불만이 커지고, 사직할까, 이직할까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 더 다녀보고, 생각을 깊게 다시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취업 시에도 현재 실업 상태라고 해서 아무 회사나 입사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선택하기 보다 신중히 입사를 결정했으면 좋겠고, 그 회사에서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최소 3년은 다녀보고 판단, 행동할 것을 권한다. (사실 3년도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 당장 못견디게 힘들고, 죽겠다는 분들께 5년 이상을 권유해 드리긴 다소 죄송하다)


Gettyimages 인용


어제 필자가 작성한 글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다. ‘직장 조직문화가 본인에게 맞지 않아 이직을 하고자 했는데, 이직 시장에서 평가 받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개발에 매진해 지금은 외부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을 정도의 역량이 쌓였’단다. 이에 덧붙여 그 기간이 아마 직장생활 하는데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성장통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해 주셨다. 이 댓글을 읽고, 필자는 일면식도 없는 그 분이 참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분은 마인드가 참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신 것같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 분께서 말씀은 그렇게 겸손하게 해주셨지만, 감정에 치우쳐 눈 높이를 다소 낮추어 준비 없이 현 상황에서 이직할 수 있는 아무 회사나 입사하려고 했다면 아마도 취업이 가능했었으리라. 그런데 그 분은 그럼 감정을 잘 조절해 문제의 원인을 자기 자신 안에서 찾아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스스로를 담금질 했다는 점이 이 분의 뛰어난 점이 아닐까 싶다. 아마 적당히 현실에 맞추어 이직을 했더라면 지금에야 허심탄회하게 말씀하시는 성장통도 겪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에 와서 성장해 있는 자신의 모습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필자가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듯 사회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건 자기 자신이고, 본인이 행복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지금 직장에서 신입사원으로 견디기 힘들 정도로 너무 힘들다면 어떤 점이 힘든지, 어떤 불만이 있는지 스스로 확실히 인지하고, 글로 적어보자. 그리고 2년 정도 회사에서 하루하루 잘 버티며 시간이 흐른 뒤 지금껏 작성해 왔던 그 불만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힘들었던 점들과, 불만 가득했던 것들이 지금도 여전히 자신에게 불편하고, 못 마땅한가? 그러면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차근차근 준비해 입사 3년이 지난 후에는 자신의 불만을 채워줄 회사로 이직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감정에 치우치고, 기분에 치우쳐 당장 행동하기 보다 힘들더라고 꾸욱 참고 최소 3년, 5년 단위로 고민을 해본다면 필자가 우려하는 파랑새 증후군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외부로 향하는 불평, 불만은 개선되기 어렵지만, 자기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찾고 스스로 노력한다면 상대적으로 개선하기 용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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