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개봉/2017년
감독/제임스 건
출연/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커트 러셀, 마이클 루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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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갤(2014)은 여로모로 매력적인 영화였다. 기존 마블 영화의 문법에서 두 발자국쯤 떨어져 서있는 캐릭터와 이야기가 독특한 재미를 줬다. 세상을 멸망시킬 악당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댄스타임을 가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지만 (아마도 배급깡패 명량 덕분에) 영화는 국내 개봉관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홀대 받았다. 아쉬운 일이다.
이후 마블 스튜디오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한국에서 천만관객을 찍었고, MCU 페이즈3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멍석이 제대로 깔린 시점에 가오갤의 두번째 작품이 등장했다. 결과는? 재미있었지만 아쉽다.
1. 전작의 똘기에 영 위축된 모양새다. 그리고 그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무리수를 던진다. 섹드립을 비롯해 개그의 수위를 높였지만 미국 SNL이나 스탠딩 코미디의 하이개그를 볼 때 지었던 애매한 미소(하, 하핫!)가 나올 때가 있다. 도대체 '테이저 페이스'가 왜 그리 웃긴 거냐.
2. 인물들의 행동에 당위가 없고 기능적으로 작동한다. 시작부터 개성 강한 캐릭터 5명을 한 팀으로 묶어서 출발한 가오갤이지만 전편에서는 성공적으로 해냈다. 어벤져스가 그토록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낸 케미라는 걸, 그 어려운 걸 가오갤이 해냅니다. 그것도 등장 인물들 소개부터 각각의 사연까지 아주 깔끔하게 전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2편에서는 그게 안 된다. ***이 왜 ***를 훔쳤는지, 팀이 무슨 기준으로 나뉘어 행동하는지, ***이 왜 ***를 그렇게 따르게 되는지 충분한 설명이나 감정선이 없어 설득력 없는 장면들이 비죽비죽 튀어 나온다. 이는 악당도 마찬가지. 그냥 쟤들은 펑펑 터지려고 나왔나보다. 얘들은 퀘스트 던져주는 NPC인가보다 - 싶은 거다.
3. 여전히 어썸한 믹스. 가오갤2는 전작의 성공 요인 중 하나였던 '어썸믹스 Vol.1'의 기가 막힌 선곡을 계승한다. 근데 셋리스트가 전작만큼 신나진 않는다. (우가차카 우가우가) 노래의 연식이 60~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 탓도 있지만, 여섯 번째 멤버 역할을 톡톡히 했던 어썸믹스 Vol.1 만큼 영화와 잘 달라붙지 않았다는 느낌이 큰 탓이다.
가오갤2는 아마 흥행할 거다. 이미 흥행 중이다. 하늘과 탄핵이 내린 연휴의 가호가 있겠지만 개봉 3일차인 지금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박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그루트는 귀엽고, 캐릭터들은 여전히 유쾌하다. 시각적 황홀함과 넘치는 유머, 훌륭한 액션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블록버스터는 고추로 만든 가루만큼이나 귀한 것이고, 제임스 건 감독은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