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2018
Stanley Martin Lieber(1922-2018)
항상 부러웠다.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을 개봉일에 극장에서 봤던 이들이 공유했던 그 감성이 부러웠다. 얄팍한 지식과 몇회차 감상만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그들과 나 사이에 있었다. 클래식이 된 대중문화 걸작을 보며 난 공룡의 뼈무덤만 좇고 있는 고고학자가 된 느낌을 받곤 했다.
마블의, 존 파브로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그리고 궁극적으로 스탠 리의 MCU는 이번 세대에게 있어 007이나 스타워즈, 에일리언 같은 작품이다. 아니 경험이다. 만화책을 뚫고 나와 대중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잡은 MCU 작품들은, 언제나 '원 어보브 올' 스탠 리에 대한 (대부분 유쾌한) 존경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혹자는 잭 커비와 비교해 스탠 리를 절하하기도 하지만 이 시점에 크게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더 이상 그가 카메오 출연한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어벤져스4까지는 촬영했다고 한다) 그저 슬플 뿐이다. 앞으로는 스탠 리가 영화가 아닌 저 높은 곳에서 자신의 피조물들이 사람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전하는 걸, 웃으며 지켜보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세상에 영웅을 남기고 떠난 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