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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진 Nov 29. 2023

어느 날, 글쓰기가 쉬워졌다

베테랑 방송작가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할까

자발적으로 읽은 세 번째 글쓰기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방송작가다. 먼저 읽었던 철학자가 이야기하는 글쓰기 책이나 기자가 이야기하는 글쓰기 책과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해하며 책을 폈다. 이 책은 크게 네 가지 내용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왜 글을 써야 하는가를 이야기하는 '자기 PR 글쓰기'의 가치, 두 번째는 일상적인 글쓰기의 기술, 세 번째는 회사 업무 등에 사용하는 형식적인 글쓰기 방법, 네 번째는 독자를 만족시키는 글쓰기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자기 PR 글쓰기, 존재하는 글쓰기


작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가난에 찌들어 있는 모습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글쓰기와 가난의 이미지가 겹치는 것을 거부하며, 글쓰기는 곧 돈이라고 주장한다. 직업이 방송작가이기 때문이겠지만,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상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글쓰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글쓰기는 리더와 팔로워를 가리는 중요한 역량이라고 이야기한다. 콘텐츠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기 위해서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


글쓰기는 필수적인 생존 기술이다.


필수적인 글쓰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자기소개서다. 글은 쓰는 사람의 성품이 반영된다. 요즘같은 블라인드 채용 시대에 글을 잘 쓰는 역량은 직업으로서의 입문에도 결정적이다. 또한, 백세시대 두 번째 삶을 열어줄 열쇠도 바로 글쓰기라고 주장한다. 자기 PR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다.


자기PR의 글쓰기는 나라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이러이러한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꾸준하게 알리는 것이 바로 자기PR 글쓰기의 목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가 여기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저자는 방송작가라는 직업의 특성 상 사람을 찾을 때, 그 사람이 쓴 글을 찾아본다고 한다. 물론, 실제로 만나보았을 때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글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지나온 시간 동안 내가 경험했던 일들도 비슷하고, 내가 지금껏 후배 교사들에게 해왔던 이야기도 비슷했다. 십수년 전 블로그에 끄적끄적 내가 한 일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누가 보든 안 보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왔다. 덕분에, 이런 저런 기회를 많이 얻었고 새로운 만남들이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내가 하고 있는 일도 내가 어딘가에 남겼던 기록물들 덕분이었다.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누군가에게 보여주며 독자를 만들어내고 피드백을 받으며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자기PR 글쓰기의 원칙을 두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자기분야 만들기', 둘째는 '꾸준히 쓰기'다. 이 중 두 번째 원칙을 더욱 강조한다.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 자기PR 글쓰기를 온라인 공간에서 한다면, 이것은 자신의 명의로 된 온라인 상점을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글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며, 손님이 찾아오던 찾아오지 않던 꾸준하게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고 그 질을 관리해야 한다. 한 명 두 명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하면, 댓글이 달리고 피드백이 오며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하지만, 글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쓰는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쓰기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하루 중 한 때를 정하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어떤 문장이라도 계속 써야 한다. 이렇게 쓴 글은 후에 모여서 다른 글의 바탕이 되며, 습관적 글쓰기는 글쓰기가 더 이상 괴로운 일이 아니라는 내용으로 뇌 속에 새겨진다. 그 순간부터 글쓰기는 즐거워진다.


글쓰기의 원칙 중 다른 하나는 자기분야 만들기다. 분야를 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어려움도 느낄 필요 없고, 전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글의 깊이도 있다. 하고 있는 일이 선망받는 분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글에서 더 많은 위로를 받기도 한다.


글쓰기는 나를 찾는 과정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다보면, 나를 조금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나를 더 알게 되는 과정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글을 쓰다보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조금이라도 더 알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런 목적으로 글쓰기를 하는 것을 '존재하는 글쓰기'라고 하였다.




일상적인 글을 쉽게 쓰는 방법


저자는 문장력과 글쓰기 역량은 동의어가 아님을 강조한다. 꾸준히 노력하면, 소설가처럼 글을 쓸 수는 없더라도 다른 종류의 글쓰기가 직업인 사람들처럼은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글은 문장이 아니라 생각으로 쓴다. 둘째,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생각을 지면 위로 끄집어내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이 점점 발전하고 확장하게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읽고 쓰는 대부분의 글은 전달력이 필요한 글이지, 문학적 재능이 필요한 글이 아닙니다.


생각하는 훈련은 글쓰기 과정의 바른 이해에서 출발한다. 모든 글쓰기는 결국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글쓰는 사람이 제시한 답에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식을 명확하게 하고 다음으로 꼼꼼하게 자료를 조사해야 한다. 자료를 조사해보면 문제의식이 틀렸다는 판단이 들기도 하고, 반대로 내 답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박도 논리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개요를 작성하면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준비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글에는 강한 설득력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평소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서적 자료 조사도 꾸준히 해야 한다.


문제의식을 가지는 연습, 질문하는 훈련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글을 더 많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책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의 지식의 정수를 엄선하고 정리하여 쓴 글이다. 책을 읽는데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책을 읽었다면 이와 관련된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책의 내용을 구조화하여 나만의 글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요약하기'는 구조화된 독서의 핵심이다. 독서할 때 인상적인 문장에 줄을 긋거나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약할 때는 먼저 핵심주제를 짚은 후에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하면 된다. 요약한 글의 분량은 한 장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서평'은 요약하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글쓰기다. 요악해둔 글에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덧붙이면 된다. 공감한다면 왜 공감하는지, 동의할 수 없다면 왜 동의할 수 없는지를 쓴다.


글쓰기에서 가장 쉽게 나타나는 실수는 바로 장황함이다. 재미없고 긴 글은 독자들이 가장 읽고싶어하지 않는 글이다.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그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는 주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로그라인 쓰기'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로그라인 쓰기 원칙
1. 키워드 대신 문장으로 쓰기 - 단어는 확장성이 크지만, 문장은 범위를 제한해준다.
2. 깃발 꽃기 - 로그라인 문장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글을 쓰는 동안 수시로 환기한다.
3. 나는 무엇을 쓰고 싶은지, 사람들은 무엇을 읽고 싶은지를 생각하며 쓰기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은 부분이 바로 여기였다. 글감이나 생각을 정리할 때, 키워드로 메모를 해 두면 후에 이 키워드를 메모해 둔 맥락이 기억나지 않아 아쉬웠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나마 무엇을 어떻게 하기라는 형태의 문장으로 메모해 두었던 내용은, 그 맥락이 떠올라 핵심적인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로그라인 쓰기 원칙은 일을 할 때나 글을 쓸때나, 앞으로도 내가 꼭 기억해두어야 할 내용이었다.


사람들이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받지 못하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받는 글을 쓰기위해서는 일단 글을 써야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글은 일단 고민하지 말고 써야한다. 우선, 개요를 쓰는 것만으로도 글쓰기는 쉬워진다. 일단 한 줄 한 줄 쓰다보면 생각은 생각으로 이어지게 된다.


초고는 광인처럼 거침없이, 퇴고는 기업가처럼 신중하게


일단 쓴 글을 다듬는 과정, 퇴고의 첫번째 단계는 '논리 다듬기'다. 답을 설득력있게 이끌어내고 있는지, 근거가 중요도 순으로 나열되어 있는지, 분량이 중요도에 따라 적절하게 분배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 단계는 '걷어내기'다. 이 단계에서는 최소한의 어휘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겠다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내가 쓴 글을 지워내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냉혹하게 판단해야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정교화'다. 일본어 표현(~적, ~의), 불필요한 한자어, 외래어의 흔적(수동형, 피동형) 등은 간결한 우리 말 문장으로 수정해야 한다.


퇴고에 관한한 앞서 읽었던 두 권의 글쓰기 책 저자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 경우에는 이불킥을 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가능한 빠르게 퇴고를 하고 글을 생산해내는 패턴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는 일의 특성 상 긴 시간동안 생각하고 살펴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겠지만, 성격 상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일단 결과물을 내고 피드백을 통해서 개선해나가는 방향을 더 좋아한다. 어쨌든, 글을 덜어내는 과정이 마음이 아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덜어낸 글이 더 좋은 글이 되었다는 사실 역시 분명했다. 일단 쓰고, 고민하며 수정한다.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형식적인 글쓰기


형식적인 글쓰기의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는 나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글이 아니라, 회사와 학교가 나를 뽑아야 할 이유를 쓰는 글이다. 회사에서 채용 응시자의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이 사람이 '회사의 비지니스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인가의 여부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방법 다섯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둘째, 직무에 요구되는 역량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셋째, 심사위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글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제목을 활용하고, 두괄식으로 글을 써야 한다. 넷째, 자기소개서에 절대 써서는 안 되는 이야기는 쓰지 않는다. 모든 경험을 열거하거나, 회사의 비전과 관계없는 자기발전 계획 등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다섯째, 퇴고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 문장의 오류나 맞춤법 틀림 등은 글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형식적인 글쓰기의 다른 하나는 보고서다. 보고서는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해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이다. 보고서는 형식이 정해져있다.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그 형식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한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한 장짜리 요약문이 필수적이다. 보고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한 장으로 요약된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내용의 핵심에 집중하여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둘째, 두괄식으로 중요한 내용을 먼저 써야 한다. 셋째, 문장은 한 줄 이내로 간결하게 써야 한다. 핵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간결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보고서 작성 기술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보고서 내용의 4원칙
1. 고객의 입맙에 맞추어 구성할 것 -  글자 크기, 글자 색, 데이터 시각화 등
2. 스토리텔링식 개요 작성하기 - 뭐가 문제인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왜? 너무한 거 아니야? 안 하면 어떻게 되는가?
3. 철저한 자료 조사 - 논리적 설득을 위한 근거
4. 퇴고 - 이게 말이 되는가? 데이터 확실한가? 문법적 오류는 없는가?




팔리는 글을 쓰는 방법


글이라는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것이다. 글과 사람은 분리될 수 없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쓴 사람의 생각이 들어간다. 팔리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그 안에 가치있는 경험과 지식, 감동을 담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즉,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글을 써야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가독성이 좋고 설득력이 있는 글을 쓰게 한다. 내가 이타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착한 척이라도 하며 글을 써야 한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착한척이 태도가 되고 진심이 된다.


이타적인 글쓰기의 핵심은 글을 쉽게 쓰는 것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을 통해 가장 많이 봤던 책은 교과서인데, 교과서는 개념을 이해하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책이기 때문에 설명적이고 표현이 건조하다. 이런 딱딱한 글 속에서 공부를 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글을 어렵게 쓰게 된다. 작가가 독자를 탓하게 되면, 읽히는 글은 쓸 수 없다. 어렵게 읽히는 글은 작가가 쓰는 편의를 위해 자신의 지적인 노력을 독자에게 전가하는 글이다. 글을 쓸 때는 독자를 위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 저자는 쉽게 글을 쓰는 구체적인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쉽고 간결한 글을 쓰는 방법
1.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게 한다.
2. 단문을 사용한다.
3. 주요 개념 외에는 일상의 언어로 설명하여 최대한 읽는 사람의 편의를 배려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는 말하듯이 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말하듯이 쓰라는 뜻이 입말을 그대로 옮기라는 것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말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문장을 시작하고, 말할 때처럼 쉽고 간결하게 쓰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 말이 아닌 것 같은 문장은 어색하다. 접속사와 부사가 너무 많은 문장, 것이다나 가지다 등의 불필요한 표현, 맥락에 맞지 않는 유행어 사용, 번역한 느낌의 문장 등은 어색하며 이해하기 어렵다. 글을 쓸 때는 절대로 잘난 척을 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글쓰기 실력을 아주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안내한다. 첫째, 글을 공개해야 한다. 피드백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악플은 참고해도 좋고 무시해도 좋다. 피드백은 생각하는 능력과 글쓰는 능력을 길러주는 자양분이다. 둘째, 수시로 국어사전을 찾아본다. 쓰임에 맞는 쉽고 명확한 단어를 찾아내는 능력은 좋은 글을 쓰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어휘력을 탓하지 말고 적절한 말을 찾아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세 권의 글쓰기 책 중에 이 책이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다. 먼저 읽었던 두 권의 글쓰기 책이 '내가 글쓰기를 알려주마'의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내가 글을 이렇게 써보니 이런 점이 좋더라'고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글쓰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쉽고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핵심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명제를 확실하게 알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되는 부분은 독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외침이었다. 독자라는 표현은 다른 사람을 가정하는 것이지만, 미래의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언급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내가 쓴 글의 독자는 누구이며, 나는 어떤 독자를 가정하며 글을 쓰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자문해봤다. 나는 피드백을 즐기기도 하지만, 언젠가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이야기들을 했었는지를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글쓰기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저자가 '자기PR 글쓰기'라고 표현하는 글쓰기의 목적도 경험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시작한 블로그, 유튜브 채널 등이었지만 이를 통해서 정말 많은 기회들을 만났다. 인간적인 네트워크도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내가 글쓰기 전문가도 아니고, 역량이 출중한 것도 아니지만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좋은 점은 경험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글쓰기가 미래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생존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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