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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진 Aug 12. 2024

A.I.에게 기대한 답변 얻어내기 #1 Chat GPT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스포츠 문화 이해하기 연습

Chat GPT 열풍이다. 대화창에 뭘 해달라고 입력만 하면 디지털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준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게 뭐 별거라고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해내는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참 똑똑한 녀석'에게 더 많은 요구를 하는 분위기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은 글자로 문장을 구성하여 하나의 공문을 만들어 학교에 내보내는 일이고 이에 따라 학교와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다보니 여러가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가능한 딱딱하고 사실에 근거한 문장만 쓰려고 하는 습관이 자리잡았다. 때로는 Chat GPT에 물어보고 싶고 아예 대신 공문을 만들어 달라고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이 녀석이 이야기하는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심과 레퍼런스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예를 들어, 내 이름과 직책 소속을 바탕으로 Chat GPT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면 다음과 같이 응답한다. 재미있는 점은 똑같은 질문을 시간적 간격을 두고 하면, 대답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2024. 8.8.(목) 08:25에 Chat GPT가 해 준 나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 다시 하라고, 내용을 바꾸어 다시 질문해봤다. 김의진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학교체육 전문가라고 주장하는데 Chat GPT가 평가해 달라는 요구였다. 이 녀석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맞는 것 같은데 뭔가 이상하다. 나는 기자였던 적도 없고,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한 적도 없다. 아마도 동명이인인 스포츠 분야 기자의 데이터와 나라는 사람의 데이터를 구분할 길이 없었나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체육 교과를 의무 선택과목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제로 온라인 상에 글을 남긴 적도 없다. 다시 한 번 질문을 바꾸어,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나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해 보았다.






"어, 이 놈 봐라...슬쩍 넘어가려 하네!!" 무언가 맞는 듯하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Chat GPT가 이야기한 내가 저자인 책 중 내가 쓴 책은 하나도 없다. 저 네 권의 책 중에 독후감을 쓴 책도 한 권밖에 없다. 이 녀석이 뭔가에 속은 것이다. 아마도, 이 부분은 나라는 사람이 그리 중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검색엔진을 통해 학습할 내용이 적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야 뭐, 일개 공무원에 불과하니 큰 상처가 없지만, 전업 작가가 자신이 출판한 책을 인공지능이 몰라준다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과정을 통해 Chat GPT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부분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무료 계정을 사용하는 사람은 질문을 시작한 순간부터, 이어지는 질문을 하나의 주제로 이해하고 이전 질문을 전제로 다음 대화를 계속한다. 지금하고 있는 질문이 '김의진'에 대한 것이면 첫 질문 이후에는 이름을 넣을 필요 없이 다음에는 짧은 키워드만 입력해도 알아서 나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여 알려주는 것이다. 궁금한 부분을 계속 파고드는데는 큰 도움이 되는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갑자기 화제를 바꾸어 다른 맥락의 질문을 하면 인공지능은 갈피를 못 잡고 기존의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계속한다. 사람이라면 대화의 문장이 아닌 분위기 등을 자연스럽게 인지하여 화제가 전환되었음을 깨닫고 대화를 이어갈 것이다. 인공지능이 더 많은 대화 패턴을 학습한다고 해도, 아마도 이 부분은 따라잡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카메라를 통하여 내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의 맥박이나 체온 변화 등을 인지하고 반영하는 기술이 융합되기 시작한다면 다르겠지만. 현재까지, 텍스트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 인터페이스의 인공지능에서 주제를 전환할 때는 새로운 챕터를 열고 질문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다소간의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이란 프롬프트에 대응하여 텍스트, 이미지, 기타 미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인공지능 분야를 말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개념에 대한 설명에서 나타나듯이, Chat GPT나 Copilot 등의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우리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설명이 아닌,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념을 정리해 주거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하지만, 대화창에 무엇인가를 요구한다고 해서 내가 기대한 내용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기에 연습이 필요하다. 대화의 기술을 학습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전에 '챗GPT와 글쓰기'라는 책을 일부러 읽어보기도 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원하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연습을 해본다.


https://brunch.co.kr/@sobong3/158


해태 타이거즈 팬들에게 '이종범'과 '선동열'이라는 선수는 절대적 존재다. 팬들에게 영원히 '까임방지권'을 획득한 전설의 반열을 넘어선 선수들이다. 물론, 다른 팀 팬들에게는 자신의 팀 선수들과 비교하여 나은 점이 없다는 등의 공격을 가끔 받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야구 역사를 통틀어도 최고의 선수라고 누구나 평가할 수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종범 선수가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던 요즘 세대에게 그냥 엄청난 선수였다는 아재들의 평가는 크게 다가오는 점이 없다. 이런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근거하여 그 위대함을 증명해 주어야 한다. 이 부분을 Chat GPT에게 맡겨보고 싶었다. 몇 가지 질문을 이어간 결과, 다음과 같은 평가를 얻어낼 수 있었다.





KBO 역사에 ‘단일 시즌 50-50‘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이종범이 KBO 통산 200홈런을 아쉽게 넘지 못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오류가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신에 찬 평가를 하고 있었다.  


“어? 인공지능이라는 놈이 감히 사람에게 약을 팔아?” 더 웃기는 건 인공지능이 제시한 성과 2번에서는 201홈런이라고 해놓고 바로 이어지는 성과 3번에서 역대 최초 400홈런을 기록했다는 자기부정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녀석의 분석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웬지 억지로 평가 결과를 얻어낸 모양새다. 재미있는 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즉각 수정하여 보완 데이터를 출력해내는 유연성이다. 이 부분에서는 진짜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록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일단 Chat GPT에 회원 가입을 하고 로그인을 하면 연속된 대화의 수에 제한(50개로 알고 있음)은 있지만,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래프까지 만들어준다는 것을 경험하며 배웠다. 교사의 입장에서 학습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며, 정책 기획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데이터 분석을 Chat GPT에게 부탁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앞으로 관련 업무에 활용하여 퇴근시간을 앞당겨봐야겠다는 결심(?)을 해 보았다.


주제를 축구로 바꾸어 하나의 질문을 더 해봤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메시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가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로 메시를 거론하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아재의 그릇된 시대착오적 로망이라고 할지라도, 나에게 최고의 축구선수는 그래도 영원히 브라질의 R9 '호나우도(Ronaldo)'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는 나에게는 영원히 가짜 호나우도다. 우리 집 아들 두 녀석도 게임을 통해서만 호나우도를 알고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 말년의 뚱뚱한 모습만을 보고 '호돈'이라고 부르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 요즘 친구들에게 브라질의 오리지널 호나우도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 어떻게든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래서 Chat GPT에 질문을 던져봤다.





국가대표팀보다는 소속팀의 커리어를 더 높게 평가하는 시대가 되었지만(사실, 그게 더 타당한 평가라는데 동의할 수밖에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아주 귀한 기회에 이룬 성과에 역사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돈으로 끌어모아 만들 수 있는 팀’이 아닌, 국가라는 단위 안에서 뭉쳐져 모든 국민들과 정서를 공유하는 국가대표팀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축구선수들의 가치도 평가절하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호나우도나 펠레에 대한 브라질 사람들의 평가를 우리가 공감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손흥민을 박지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비추어보면 그 감동의 크기는 대략적으로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앞으로 가끔씩 Chat GPT나 Copilot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연습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오늘은 그 처음 시작으로 '나'라는 사람에 대한 질문과 '스포츠 문화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질문을 해봤다. 기록과 통계를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이를 통해 어떤 평가를 한다는 측면에서 인공지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펠레 vs 마라도나, 이종범 vs 양준혁 등의 다양한 논쟁에 대한 정답이 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스포츠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교육적 활용 가치는 크다고 생각한다.


업무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록 유료 회원이 아니라서 파일을 업로드하여 분석을 요구하는 등의 작업은 할 수 없지만, 만약 유료 계정 보유자라면 번거로운 엑셀 데이터 분석 및 종합 작업 등을 인공지능이 제대로 해주기만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자주 더 많은 대화를 하면서 질문의 기술을 연마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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