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수업을 통해 길러질 것으로 기대되는 심리적인 역량의 분석
교육청 장학사의 꼰대적 사고구조 때문인지 몰라도, 무엇인가를 측정하는데 점점 더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누구나 설득시킬 수 있는 쉽고 명확한 지표 또는 연구결과가 있다면 관련업무를 수행하는 일이 수월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체육 수업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체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학생건강체력평가 결과를 분석하면 될 것이다. 학생건강체력평가 통계자료는 학교체육진흥법에 근거하여 매년 '학교-교육청-교육부'로 모여 학교체육 정책 방향 설정의 근거가 되고 있다.
체육 교육과정과 학교체육 프로그램의 목적은 단순히 체력의 증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건강체력평가라는 표준화된 검사도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측면으로도 체육 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진 수 많은 연구들이 교수학습방법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기존에 개발된 '자기효능감', '만족도', '성취동기' 등의 검사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십 수 년 전 나 역시 석사논문을 쓰기 위해 이러한 방식의 연구를 했었다. 일반적인 교실수업을 전제로 검사도구를 체육 교과에 맞게 변형시킨다는 것이 무엇인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검증된 검사도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 때부터인가 체육 수업 방법의 효과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만한 도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운이 좋게도 이러한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연구의 델파이 조사에 참여할 기회가 와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훌륭한 검사도구가 개발된 것 같아 연구자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검사도구가 학교체육 발전을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체육 교과 교육과정 설계의 원리
우리나라 체육 교과 교육과정(現 2015개정교육과정)은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지향한다. 학교교육의 헌장 역할을 하는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일반적인 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며, 각 교과별로 세부적인 역량을 설정하여 총론의 일반역량과 동일한 맥락을 가지고 교과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체육 교과 역량과 교육과정 총론의 일반 역량은 다음의 그림과 같이 연계되어 있다.
체육 교과의 역량은 다시 세부적인 하위 요소의 종합으로 이해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경기수행능력이란 탐구력, (경기)분석력, 문제해결력, 경기기능, (전략)응용력, 규칙준수, 협동, 갈등관리, 리더십, 타인이해 및 존중, 배려 등의 집합체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하위요소의 개념들을 중심으로 성취기준과 성취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체육 교과의 역량과 그 하위요소는 다음의 표와 같다.
체육 교과는 건강, 도전, 경쟁, 표현, 안전의 5개 영역으로 구성된 내용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각 영역은 '핵심개념-일반화된 지식-내용요소-기능'으로 체계화되어 있으며, 핵심개념과 내용요소 기능을 종합하여 진술한 것이 바로 각 영역별 성취기준이다. 중학교 체육 교과를 내용체계와 이를 바탕으로 종합하여 설정되는 성취기준의 구체적인 예시는 다음과 같다.
연구의 목적: 체육 교과의 심리적 역량 설정 및 측정도구 개발
2009개정 교육과정부터 시작된 각 영역별 심리·정서적 내용요소는 2015개정 교육과정에도 그대로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영역형 경쟁 영역에서는 페어플레이를, 네트형 경쟁 영역에서는 배려를 학습하도록 수업을 구성하는 것이다. 페어플레이를 실천하는 수업, 배려를 습관화하는 수업을 구성하는 것은 교사가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으로, 많은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가 실제로 이것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역량을 판단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개념이 정의된 검사도구의 필요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연구자의 연구목적도 나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연구자는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PEPC-MS: Physical Education Psychological Competency in Middle School)'의 개념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당도와 신뢰도가 확보된 심리적 역량 척도 개발을 통해 신체활동 가치와 교과 역량 간의 구조적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체육수업 현장에서 교사가 체육수업 역량 개념 이해와 평가를 위한 준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문헌고찰과 델파이 조사를 실시한 후, 이를 바탕으로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 측정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중학생 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타당도 검증을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 구조는 자기 성장 역량(하위 요인-긍정적 자기인식, 자기 관리, 진취성, 전략적 문제해결력) 및 공동체 참여 역량(하위 요인-존중, 협력적 소통, 규칙 준수, 공동체 의식)과 같이 2개의 역량 영역과 각 영역별 4개의 하위 요인 구조로 도출되었다. 또한,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 측정도구는 자기 성장 역량 4요인 18문항, 공동체 참여 역량 4요인 15문항으로 결정되었다. 연구자는 결론적으로 연구에서 도출된중학교 체육수업 심리역량의 개념과 구조를 통해 체육수업 현장에서 역량 개념 이해와 평가를 위한 준거를 마련하였으며,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 척도는 중학교 체육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의 심리 역량과 관련된요인을 확인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연구의 발전을 위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였다.
[ 문민권(2021).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PEPC-MS) 개념 탐색 및 측정도구 개발. 한국체육교육학회지 26(3), 127-143. ] 다운로드 링크
[ 문민권(2021).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PEPC-MS) 개념 탐색 및 척도 개발.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 다운로드 링크
중학교 체육 수업 심리 역량(PEPC-MS: Physical Education Psychological Competency in Middle School)
연구자는 중학교 체육 수업 심리역량을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중학교 체육수업을 통해 길러야 할 인지, 태도, 가치관 등을 포함하는 심리적 능력'으로 정의하고, 2개의 영역(자기성장 역량, 공동체 참여 역량)과 하위 요인 구조로 개념을 설명하였다. 구체적인 영역의 개념과, 영역별 하위 요인의 개념은 다음의 표와 같다.
연구자가 설정한 영역과 하위요인은 역량 중심 교육과정, 민주시민교육 등 최근의 교육적 흐름에 많이 등장하는 개념적 단어들이다. 연구자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었던 단어를 체육 교과수업에 적절하게 정의를 내림으로써 교사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주었다. 존중이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림으로써, 교사의 입장에서 존중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 어떻게 수업을 설계해야할지 조금 더 쉬워지는 것이다. 이렇게 개념을 정리해 준 것만으로도 연구자의 목적은 이미 달성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개발된 검사도구 : 중학교 체육수업 심리 역량 척도
연구자는 각 영역별 하위요소에 따라 3~5개의 문항을 만들어냈으며, 문항별로 5점 척도에 의해 점수를 산출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연구자는 절대적인 등급 기준, 즉 심리역량의 성취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이야기하고 있었다. 연구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등급기준표가 있다면 그 활용성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구의 전-중-후 효과성 검증도구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사가 반성적으로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설문지로서도 활용성이 클 것이다. 연구자가 최종적으로 개발한 검사도구는 다음과 같다(박사학위논문 136쪽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