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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실코더 Aug 23. 2022

디지털 '기횤' 1

'희귀한 종족' 언론사 디지털 기획자에 대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필요한 디지털 인재를 찾습니다."


20년 가까이 언론사 내외부에서 지겹게 보고 들은 말입니다.


언론사의 트래픽이 포털을 넘었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언론사의 웹이 그린 장밋빛 미래는 기대와 달리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마치 마지막 불꽃처럼 화르륵 타버리고 말았죠.


21세기에 들어서며 포털은 이들을 제치고 제왕으로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도 '모순'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그냥 아고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뒤적거릴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파피루스를 이용한다'는 기괴한 변명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디지털 기획자들은 단순한 웹 기획부터 콘텐츠 방향성, 바닥 쓸기까지 굉장히 광범위하고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언론사들은 이런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지요.


그런데 쉽지 않습니다. 이게 손쉬운 헤드헌팅처럼 보여도 사실 굉장히 난도가 높은 작업입니다. 최소한 언론 업무,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독자의 트렌드에 맞추면서 기술적인 접점까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두 스티브 잡스가 되자"


우리가 기획자를 키우면 된다고요?


개발자를 예로 들어보죠. 현재 개발자에 대한 교육은 기본적 언어와 코딩 위주 교육이 다수입니다.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것들이 산업에 현실적으로 큰 보탬이 되고 무엇보다 취업도 잘 되니까요.


언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이 입사를 하면 직종에 따라 기사를 쓰거나 영상과 사진을 찍거나 편집하거나 그런 일들을 처음에 가르치고 배웁니다. 연차가 쌓이면서 이들은 취재를 더 잘하는 '선수'가 됩니다. 업이 언론이다 보니 굳이 디지털 기획자가 되지는 않지요. 게다가 MBA면 모를까 큰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기획 관련 교육은 거의 전무합니다. 중요성에 비해 수요가 없기 때문이죠. 교육 과정이 있다 해도 창의성과 경험이 주 요인이기 때문에 원하는 기획자를 만들어내기도 참 어렵습니다.


이렇다 보니 보통 언론사는 극악의 '드롭' 확률에 의존합니다. 다시 말해 기획자라는 인간은 아주 낮은 확률로 드롭되는 희귀 아이템, 레어나 유니크적인 존재로 본다는 겁니다. 너무 희소성의 원칙으로만 정의하는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인생에서 인정할만한 언론사 디지털 기획자는  2명밖에  봤고, 슬픈 현실이라면 저는  부류에 끼지 못하는 그냥 바보라는 점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재미있는 , 언론사들은 대부분 희귀한 확률로 어진,  '드롭' 사람을  알아본다는 겁니다.


각설하고 한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인공지능의 미래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저는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목적에 맞게 코딩까지 해줄 거라고 봅니다. 현재 인공지능 관련 코딩이 고도화될 거란 생각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의 역할이 끝나는 건 아닐 겁니다. 더 높은 기술 영역과 보완 영역이 있을 테니까요. 다만, 필요에 따라 굉장히 싼 값에 자동으로 만들 수 있는 그런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개발이 충분히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옛날에 옷 만들던 '미싱' 공장을 아시나요.

당시 사람들은 재봉틀에 한 명씩 붙어서 열심히 돌렸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자동화로 거의 바뀌었죠.

10명 20명이 하던 일을 사람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됐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도 역시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확장해서 이과, 문과의 영역으로 볼까요. 현재 이과생들이 유리해 보이는 상황도 영원하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결국 균형의 관점에서 문과생이 가진 콘텐츠나 스토리텔링의 영역은 건재하단 것이죠.


이건 다시 말하면, 그다음 세대에서 공돌이들(제가 이쪽입니다) 이과만이 득세하는 시대는 존재하지 않고, 문과생들이 가진 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공존하면서 미래 산업을 같이 이끌어 갈 것이라고 봅니다.


디지털 기획자에 대한 이야기가, 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여기까지 왔을까요.


IT 산업의 발달 속도는 굉장히 빠릅니다. 그리고 언론사들은 여전히 생산성의 측면에서 뉴미디어, 4차 산업을 대하고 있습니다. 곧 어떤 미래가 닥칠지 모르면서 말이죠.


언론사들은 디지털 관계자들에게 항상 이런 질문을 합니다. 뉴스로 온라인에서 돈을 벌 수 있냐고 말이죠.


포털과 유튜브 빼면 뭐라 할 수 있을까요? 저도 이 질문은 선뜻 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일부 선구자들이 현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이런 계획을 현실화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보통 성질 급한 언론사들은 한 사람에게 꾸준히 실험을 시키지는 않거든요. 다만 그건 일부의 이야기이고, 현재 온라인 쪽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경우는 거대 언론사 빼고는 거의 없습니다.


그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디지털 전략을 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네 뻔한 답이겠지만, 디지털 기획자들을 만들어내거나 찾아야 합니다.


"기획자는 스스로 발생하지 않아"


글로벌 IT기업에 다니는, 저를 디지털의 지옥으로 안내했던 친구가 늘 했던 말입니다.

물론 일반 기업에 훌륭한 기획자들과 마케터들은 많습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을 영입하자는 이야기도 많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언론사는 좀 환경이 많이 특수합니다. 좀 더 세세하게 말하자면 본인이 회사에서 기획자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만들어지는 과정도 길고 시행착오까지 치면 꽤 복잡합니다. 설령 그 기획자가 일을 추진한다 한들 회사에서 여러 가지 허들에 걸려 자빠지거나, 실패에 대한 불안감까지 안아야 하죠.


그럼 디지털 기획자의 조건이 뭐길래 이럴까요?


일단은 많은 경험을 해야 됩니다. 언론사의 콘텐츠 제작은 기본이고 IT 관계자들과 직접 부딪혀 보면서 거시와 미시, 알고리즘을 일단 몸으로 이해하는 부분도 굉장히 필요합니다. 그리고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이 엉뚱한 생각들이 실제로 많은 많은 개선점이나 아니면 어떤 혁명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제가 과거 VR360 다채널 중계를 처음 선 보였을 때가 있었습니다. 전 운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여러 스타트업들이 도와주셨었는데, 사실 기술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복병은 인터넷망과 발전기 등 소소한 부분이었습니다. 단편적인 사례지만 경험이 없는 친구가 5G나 LTE 팩만 믿고 갔다면 사고를 칠 수 있는 부분이겠죠. (사람이 극단적으로 많은 곳에선 통신이 안 터집니다)


또 비즈니스적인 사고도 갖춰야 합니다.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하고 일단 많이 들어야 합니다. 최소 인플루언서들이나 유튜버를 만나서 물어만 봐도 공통적인 트렌드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잘만 만나면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와 확증편향, 마케팅 이야기까지도 들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고 듣고 느꼈다면 비로소 자신이 생각했던 세계의 뼈대를 처음 세우게 됩니다. 만약 적어도 여기까지 왔다면 저 사람은 '좋은 디지털 기획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이해를 하고 시작을 했으니까요.


그럼 물성에 대한 이해로 들어가 보죠. 뉴스나 언론 특히 전통적인 뉴스의 심각하고 딱딱한 성질을 죽여야 하냐는 논란도 있지만 그건 대중과 충성도 높은 독자들, 확장 가능한 독자들의 취향에 따라 맞춰가면 될 거 같습니다. 또 비디오가 중요하냐 오디오가 중요하냐 이런 것의 밸런스라던지, 비즈니스 모델, 항상성 등 어떻게 꾸준히 끌고 갈 수 있는지 그리고 기획이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느냐 이런 부분까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나중에는 조직과 시스템을 만드는 문제까지 다루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기획자는 어떤 한 명이 초기에 굉장히 중요한 상상과 힘을 이끈다 할지라도 그 뒤에 받쳐주는 조직이 없다면은 굉장히 힘든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간도 길어지니 관건이고요.


'우리 회사에 스티브 잡스나 저커버그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이건 말도 안 된다는 거 아실 테니, 우리는 쉽게 갑시다. 먼저 작은 기획자들을 발굴하고 일을 하다 보면 더 큰 기획을 다루는 사람이 나올 거니, 그때까지 기다리는 걸로요. 저는 한 걸음 한 걸음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첫 번째 글은 이 정도로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언론사의 디지털 기획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공부를 더 해야 하는지, 과거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제가 겪은 이야기를 차차 풀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상상도 현실 가능한 상상이 있고 그냥 터무니없는 상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공상과학을 하라는 건 아닙니다. 실현 가능한 공상과학을 하라는 말씀을 하는 겁니다. 이게 하나둘 단계적으로 실현이 될 때 공상과학은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 때도 올 것입니다.

말장난이라고요? 아닙니다. 글이 길어지니 조잡해지네요.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_-_진실을 코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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