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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Jun 30. 2024

붓다에게 배우는 ABC

그는 2500년 전에 이미 ABC를 깨우쳤다


고타마 싯다르타. 


성은 고타마이고 이름은 싯다르타인 그의 이름은 일반적으로 '부처'라고 불린다. 석가모니, 석가세존, 석존, 세존, 석가, 능인적묵, 여래, 불타, 붓다, 불() 등 모두 한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짧게 붓다의 이력을 서술해 보자면 그는 히말라야 산기슭의 작은 나라의 왕자로 태어났다. 16세에 결혼을 하고 29세에 출가를 하였다. 출가의 목적은 고통의 본질 추구와 생사의 괴로움에 대한 고뇌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함이었다. 


싯다르타는 보리수 아래에서 해탈을 경험했다고 한다. 해탈은 마음이 번뇌의 속박에서 해방된 것이다. 이러한 해탈의 경지에 이른 부처의 가르침의 핵심을 압축해서 정리한 것이 반야심경이다. 


반야심경에서는 바깥과 나와의 관계, 그것이 어떻게 조건 지어져 있는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채야 함을 강조한다. 외부와 나의 관계가 공空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외부와 나의 의존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반야의 지혜라고 한다. 반야의 지혜에서 공空하다는 것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 우리가 자동적으로 반응해 버리는 존재임을 알아차리는 활동이다. 많이 들어 본 '알아차림'이다. 


자신이 외부의 정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자각함으로 분노, 갈망, 애욕, 탐욕 등을 멈출 수가 있다. 우리는 자주 괴로움을 느끼는데 특히 무언가를 강력하게 욕망할 때 고통이 찾아온다. 


달고 맛있는, 입에 착 감기는 음식일 수도 있고, '어머 이건 사야 해!!' 소리가 절로 나오는 디자인의 옷이나 신발, 가방 등일 수 있다. 사랑이나 우정에 대한 욕구, 성취에 대한 집착, 주식, 코인, 로또 등 내가 원하는 감정이나 욕망은 흡족하게 채워지지 않는다. 


바라고 또 바라며, 바라고 더 바란다. 


스토아 철학자인 에픽테투스도 반야의 지혜와 같은 맥락의 말을 남겼다. 



사람들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생각에 의해서
고통을 받는다. 



음식에 대한 나의 반응, 물건에 대한 나의 관점, 사람에 대한 나의 해석, 돈에 대한 나의 바람 등은 나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현대 심리학에서 이 반야의 지혜, 에픽테투스의 말을 그대로 적용한 이론이 있다. 인지 심리학자 알버트 엘리스의 ABC 이론이다. 


선행사건 A- 신념 B- 결과 C

A : Activating events 또는 Antecedent 또는 Adversity 
B : Biliefs
C : Consequences 


외부에서 발생하는 어떤 일은 우리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듣기 싫은 잔소리, 폄하하는 말, 비난 등 지뢰밭처럼 도처에 우리의 화를 돋우는 자극들이 산재해 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화가 난 것은 누구누구 때문이다. 이것은 상황에 대한 나의 반응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바깥 세계의 정보에 대한 '나'의 반응 방식이 '나의 삶'이고 이러한 나의 반응방식을 바꾸는 것이 삶의 방식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다.* 


분노나 좌절, 배신감, 자신에 대한 실망, 사람에 대한 상처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마음은 외부의 사건과 조건 지어져 있다. 자신이 지금 괴로움 속에 있다는 것, 자신의 자동적 사고를 '알아차림'으로 탐욕과 분노라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를 관찰하면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멈추기, 그리고 바라보기. 2500년 전 붓다는 이미 ABC 이론을 설파하고 있었다. 





표지그림: Rising sun on the plaza, 1976 - Giorgio de Chirico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야마나 테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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