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를 꿈꾸는 당신과 나누싶은 이야기
제주에 살고 있는 #후룩쥔장 입니다.
오늘 제주에는 미친듯한 비바람이 불어제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미친듯'이란 말이 딱 맞을만큼 양동이로 연달아 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처럼 비가 들이붓고 '휘잉~'하는 강풍의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날아온 건지 알수 없는 물건들이 '우당탕' 날아왔다 날아가는 소리까지 장난이 아니네요. 바람이 너무 힘이 쎄서 창문이 조금씩 열리는 바람에 잠금장치까지 모두 걸어두었습니다.
볼일이 있어 우산을 찾아 쓰고 나갔다가 몇걸음 걷지도 못하고 그야말로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 되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실로 엄청난 비와 바람이 불고 있는 이곳은 제주의 중산간입니다.
지난번 '필리핀에서 사업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더라구요. 더 많은 일들과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 모든 얘기들을 다 쓰기엔 시간도 시간이지만 무엇보다 제가 아직 상처가 깊네요. 후유증도 여전히 진행중이구요.
브런치란 공개된 곳에서 혹시 #필리핀에서사업 을 구상하시는 분들이 보시게 된다면 조금 당부드리고 싶은 글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저희가 겪었던 일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글을 참조해 주시면 될것 같아요.
필리핀에서 사업했던 이야기 바로가기
https://brunch.co.kr/@soccumi/135
현지사정을 잘 알아야 합니다. 잘 모르면 알 때까지 살아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아요.
필리핀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사업할때도 처음 하시는 분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잖아요. 해외는 오죽하겠습니까?
간단히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살던 동네가 아닌, 낯선 지방으로 이사를 갔다고 생각해볼께요. 전혀 연고도 없고 동네도 잘 모르고 당연히 사람들도 잘 모르는 동네인 거예요. 그곳에서 바로 매장을 열거나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어떨까요? 당연히 처음엔 엄청 고생하겠죠. 지방색이란 것도 무시못할 것이고, 상권이란 것도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일 것이고, 낯선 사람들을 맞아야 하니 신뢰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과 우여곡절이 있겠죠. 반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낯선 외국인이 와서 매장을 열고 장사를 하겠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누군지도 모르는 그 사람이 처음에는 흥미롭긴 하겠지만 걱정도 되고 한심하기도 하겠죠. 뭘 알고 하긴 하는건가? 하면서요.
해외사업도 똑같습니다. 내가 잘 아는 지역이 될때까지 살아보고 끊임없이 돌아보고 사람들을 만나보고 시장조사를 해봐야 압니다. 지역마다 다른 규정도 챙겨야 하구요. 잘되는 아이템도 연구해보구요. 고용할 사람들과 고용 조항들도 챙겨야 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역시 그 지역을 알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그 기다리는 데 들이는 시간과 돈이 아깝다 생각할수도 있겠죠. 저희 엮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나중에 결과물을 보면 그 시간과 돈은 전혀 아깝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섣불리 시작한 사업으로 인해 야기될 엄청난 피해를 생각해보면 말이죠.
편한 길로 가려하지 마세요.
좀더 빠르고 편한 방법, 흔히 말하는 '편법'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해외사업에선 특히 그 유혹이 엄청 많습니다. 필리핀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호주같은 잘사는 나라에도 갓 이민 온, 또는 이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사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주도자는 대부분 같은 한국사람이지요. 아무래도 낯선 문화와 언어가 두려운 이들을 타겟으로 친근한 한국말로 어렵게 느껴지는 현지살이를 좀더 편하게 할수 있다며 접근합니다. 단지 먼저 와서 먼저 경험했다는 이유로 말이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살았던 기간에 비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정말 건실하게 정착하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현지인들과 사업하려 하지 갓 들어온 한국인들과 사업하려 하진 않거든요.
필리핀의 경우, 많은 한국인들이 현지인 바지사장인 일명 '더미'를 주선합니다.
필리핀 현지인들을 내세워 회사를 설립하고 허가를 얻는 거죠. 그런데 엄밀히 이건 불법입니다. 현지인들도 불법인줄 알면서 이름을 빌려주면 돈을 받을수 있으니 빌려주거나, 악의적인 목적으로 나중에 사업체를 가로챌 목적으로 빌려주는 겁니다. 현지에서 이 '더미'로 인해 일어나는 불미스런 일들은 일일이 셀수도 없을 만큼 많습니다.
한국인들이 필리핀에서 더미없이 사업을 할수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합법적으로 사업할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음에도 투자금의 기준이 높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좀더 편하게 가려 불법적인 수단을 쓰는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세상에 공짜는 없고, 편히 가려하다간 더 험한 길로 빠진다'는 겁니다.
저희가 그랬던 것처럼요. 수많은 유혹이 있겠지만 단호하게 거절해야 할 이유입니다.
단시간에 돈을 벌수 있을거란 환상은 깨주세요.
저희도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의 인구에 희망을 가졌습니다.
적어도 지속적으로 불어나는 그 인구들이 결국은 소비를 할 것이고, 소액이더라도 인원수가 많아지면 이윤은 늘어날 것이라 계산했기 때문이었죠. 물론 우리나라처럼 출산률이 정체되고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에서 향후 기대해 볼 곳은 동남아나 남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경험해본 바로, 그들의 소비력은 그다지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저희는 요식업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산업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지식의 경우 가격이 상상 이상으로 저렴합니다. 한국산이 들어갔을 때 최소한의 이윤만 남기고 가격을 책정한다고 해도 그들의 현지식과는 금액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한국산은 비싼 음식이며 이건 음식뿐만 아니라 화장품, 주방기구, 침구류, 가전제품등 전반적으로 고가에 판매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타겟층은 필리핀의 상류층이 되는 건데, 이미 상당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시장에 다 진입해 있습니다.
필리핀은 오랜 기간 미국의 지배를 받았었고 자본주의에 물들어 있는 곳입니다. 미국에서 볼수 있었던 왠만한 브랜드들은 다 들어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들과 경쟁하며 어필하기 위해선 포지셔닝이 애매할 수 있습니다. 적은 자본으로 어정쩡한 마케팅만 하다 철수한 한국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엄청 많습니다. 결코 가볍게 볼 시장이 아니라는 겁니다.
현지인을 고용하는 비용은 싸지만, 일도 그만큼만 합니다.
필리핀 물가가 싸다고들 생각하시는데 막상 살아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현지인들처럼 살 수 있는 한국인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먹고 그런 곳에선 못 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만큼 먹고 한국에서 살던 만큼 살기 위해 필요한 생활비는 한국과 비슷합니다. 한국마트의 물건은 비싸며 집세도 생각만큼 싸지 않고, 무엇보다 차량가격이 엄청 비쌉니다. 별로 좋지도 않은 중고차 가격이 한국의 두배는 됩니다. 국제학교 학비도 한국에 비해선 저렴하지만, 한국의 공립학교 수준을 생각하면 싼 것도 아닙니다. 현지학교에 보내면 되지 않느냐 하겠지만 막상 가서 보면 그 열악함에 내 아이를 보내기엔 많은 고민이 됩니다.
가장 싼게 인건비인데,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와 운전기사인 아떼와 꾸야 한명씩 쓴다고 하면 그것 역시 부담이 되는 금액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한국의 고용인만큼 열심히 일할거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입니다.
더운나라의 국민들이 그렇듯 필리핀 역시 게으르기 이를 데 없습니다. 시간 개념도 없고 주인의식은 아예 기대할 수도 없고 정직성은 바닥입니다. 걸핏하면 현금을 훔치고 거짓말을 늘어놓기 일쑤입니다. 내가 잘해주면 그 진심을 알아주겠지,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에겐 그 기본이 먹히질 않는다는 걸 깨달아야 했어요. 잘해주면 뜯어먹어도 되나보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제가 본 그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성에 자존감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양심도 성실성도 기대하기 힘들었던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물론, 일반화의 오류로 전부를 폄하할순 없을 거예요. 분명 선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거예요. 제가 미처 못 만났기 때문이었겠죠. 어쨌든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까진 시간이 필요합니다.
뭐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잖아요.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내주기까진 신뢰의 시간이 필요한 거니까요. 특별할 것 없는 이 전제를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건 아마도 필리핀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 선한 얼굴에 제 나름 지레 선입견을 가졌다가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법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저희가 필리핀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외국인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이란게 무용지물인 곳이었습니다. 애초에 첫단추를 잘못 꿴 건 전부 저희의 불찰이었음을 인정하고 또 반성합니다. 그러나 사업이 아니더라도 그곳에 더 살아볼까 고민했을 때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기본적인 보호장치가 없다 생각됐기 때문이예요.
한국에서 필리핀 치안이 위험하단 소리 많이 들었지만 전 그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그곳에서 터전을 잡고 살고 있었고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곳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곳에서 살아보니 치안이란 것이 있긴 한건가 싶더군요. 현지 경찰들은 썩었고, 한국인을 보호해줘야 할 한인회 역시 이익만을 위해 움직일 뿐 그 역시 썩어 있었습니다. 타운하우스의 총을 든 가드 역시 보기 좋은 인형에 불과했으며, 같은 한국인끼리도 서로 죽이겠다고 으르렁거리며 집안 깊숙히 총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각자의 신변은 다른 사람이 아닌 개인이 지켜야만 하는 곳이란 건 깨달은 순간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저희가 사업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집마당에서 물건을 팔때, 옆집 가정부 아떼는 제가 겪은 얘기를 듣더니 조용히 말하더군요.
"너를 속인 그 사람의 사진과 주소만 주면 내가 대신 복수해줄께. 내 친척이 현직 경찰인데 그한테 부탁하면 돼. "
당시엔 저를 그냥 위로하기 위한 실없는 소리로 알고 말이라도 고맙다며 웃었지만, 나중에 제 이야기를 전해들은 남편은 그러더군요.
"청부살인 해주겠다는 얘기야. 너가 관심을 보였으면 그 담엔 금액이 얼마라고 얘기했을거야. 여기 애들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청부살인이 가능한 애들이야. "
지금 생각하면 빠진 이빨을 드러내며 순진하게 웃던 그 아떼의 얼굴이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현지에서 산지 좀 된 한국인들은 말합니다.
"여긴 두테르테도 돈만 주면 같이 사진찍을 수 있는 나라예요. 누구 시장이나 장관이랑 사진 한번 찍었다고 대단한 사업가인줄 아는 한국사람들 뭘 모르고 당하는 거지."
그런 나라인 건 확실합니다. 자국민도 법이 보호해 주지 않는 나라, 우리같은 외국인은 더 말해 뭐할까요?
현지 정보를 다 믿진 마세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때 좀 놀란게 생각보다 정보가 너무 없다라는 거였어요.
아주 먼 나라도 아니고, 지리적으로도 그렇고, 교민 수로도 그렇고, 상대적으로 정보가너무 없다 생각했었기에 많이 의아했었습니다.
저희가 필리핀에 가게 될꺼라 생각지도 않았을 때부터 건너건너 필리핀에서 사업하다 쫄딱 망하고 들어온 분들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제 주변에서도 그 정도 수였다면, 아마 전체적으론 엄청난 사람들이 필리핀에서 사기를 당했단 얘기일 수 있었거든요. 그땐 남의 얘기로만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수가 이미 엄청났다 생각이 들어요.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하고 살고 있던 한인 타운하우스 주민들에게 그 사실을 알렸을때 서로 말을 아꼈던 그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했던 고백들.
"나도 몇억 잃었지. 저 집도 몇 억, 그 옆집은 몇십억일껄? 저기 짓다 만 집들 한푼도 못 건지고 다 포기하고 돌아간거잖아."
가까운 곳에 살던 사람들 중 사기 안당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왜 그런 정보들이 그렇게 없었는지 다시 돌아온 지금 생각해보면 몇가지 이유로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그럼에도 필리핀에 남아 계속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었을 거예요.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업에 종사하면서 식당, 마사지샵, 유학원, 카지노, 호텔등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잘못 이야기가 전해졌다가는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고, 현지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까요.
저희처럼 다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거예요. 그쪽으론 쳐다도 안보고 싶고, 거기서 알던 사람들과는 연락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다 잊어버리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전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언젠간 꼭 이걸 글로 남겨야 겠다 생각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는 저희처럼 필리핀 사업을 생각해 볼 것이고 제2, 제3의 터전의 대상으로 모색하고 있을 거니까요. 역시나 일반화의 오류처럼 저희가 겪은 일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겠으나, 적어도 정보는 다양하게 있어야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이의 교육을 생각한다면 한번 더 고려해보세요.
민감한 얘기일 수 있는데요.
조기유학을 위해 많은 분들이 필리핀에 가 계세요. 한국에 남아있는 기러기 아빠와 현지에 있는 엄마와 아이들의 구성이 미국이나 캐나다보다 더 많은 곳인것 같아요. 아무래도 금전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가까우니까 많이들 가시는 거겠죠.
그런데 막상 가신 분들이 모두 입 모아 하시는 말씀들이 있었어요.
"영어라도 잘하게 해주자 싶어 초등학교때 데리고 왔는데 이제는 한국으론 못 들어갈 거 같아요. 이미 학력차가 너무 벌어져서 지금 들어가면 한국에 있는 얘들 따라가지도 못할 거고, 영어도 어정쩡해지고 고민이죠. 차라리 여기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미국이나 싱가폴쪽으로 대학을 가는 방향이 좀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기엔 학비가 문제긴 하죠."
영어를 가르쳐보겠다고 좀 일찍 데리고 나간 아이들이 현지에서 받는 수업이 한국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거예요. 영어야 늘겠지만, 상대적으로 국어와 사회는 아예 생소해져 버리고 수학같은 경우도 진도차가 엄청 나다고 해요. 한국만큼 공부 많이 시키는 곳도 없는 거죠. 그러다보니 중고등학교때 다시 들어오면 아이들이 적응도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 거예요. 그렇다고 필리핀에 계속 남아 대학을 졸업해도 현지에서 번듯한 잡을 갖기란 쉽지 않고 부모 역시 그걸 바라진 않는 거구요. 대학은 미국이나 캐나다로 알아보게 되는데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엄두가 안나는 거죠.
저 역시 초등학생인 아이를 데리고 들어갔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전 교육이란 문화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라고 봐요. 그 나라, 그 지역의 문화에 아이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교육이란 것이 꼭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학교밖에서 부딪치는 것들이 더 많을텐데 그런면에서 필리핀이란 곳이 교육에 적합한 곳이냐 하면 전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필리핀의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던 앙헬레스는 학교와 집을 조금만 벗어나도 환락가와 열악한 환경의 현지인들, 카지노와 매춘부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그런 곳에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자랄까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필리핀에서 제가 했던 경험들이 짧았고, 나쁜 경험과 기억과 결과를 가져왔기에 편협한 시선에 의한 섣부른 판단일수 있음을 인정해요.
마지막 여행삼아 갔던 근처 수빅에서 만났던 한국인은 너무도 행복하게 그곳 현지인들과 즐겁게 살고 있었거든요. 한국에서는 다시 못살것 같다며 그곳이 제2의 고향이라고도 했죠. 현지에서 낳은 예쁜 아이들과 부러울 만큼 행복해 보였습니다.
현지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 현지인 배우자와 잘 살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며 성공하신 분들도 많으시죠. 그분들께는 제 경험과 판단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한편으론 한국에서 범죄를 짓고 필리핀으로 도피해 살고 있거나, 현지에서 여전히 범죄에 가담하며 또 다른 한탕을 모의하고 있는 분들에겐 제 경험이 귀여운 애송이의 경험으로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니 그 모든 일들이 가능한 곳일 뿐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든 각자의 몫이겠죠.
다만, 필리핀이란 곳을 만만하게 보고 들어가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열악하고 위험하고 많은 준비와 정보가 필요한 곳인 만큼 정말 냉정하게 판단하고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