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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룩쥔장 Jul 12. 2020

숙박업과 관련한 부대사업은 어떨까

제주살이를 꿈꾸는 당신과 나누고싶은 이야기


제주에 살고 있는 #후룩쥔장 이예요.


요즘 저는 짧지만 잠깐씩 펜션청소일을 하고 있어요. 

주업은 #제주농수산유통 이지만, 요즘처럼 판매할 품목이 마땅치 않고 그로 인한 수입이 불규칙적일땐이런저런 파트타임 일을 찾게 됩니다. 제주에서 펜션이나 호텔, 민박등의 숙박업에 종사하는 분들과 몇번 교류해보긴 했지만 이번처럼 제가 직접 청소 일을 하면서 가까이서 접한건 처음이라 흥미롭게 일하고 있습니다. 


수영장이 딸린 독채빌라_unsplash


제가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제가 사는 집 근처 펜션에서 하루 서너시간씩 청소 일을 해줄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를 통해서였어요. 구인구직 사이트에 보면 주인들이 직접 청소인력을 구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 일을 대행해주는 중간업체를 통해 일을 시작했는데요.


미국이나 호주, 영국에서처럼 청소대행 업체가 제주에서도 아주 유용하단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이십대 후반에 영국에 일년동안 영어공부도 할겸 잠깐 살았었는데요. 그때 유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알바는 단연코 청소일이었습니다. 시간당 페이가 짭짤했고, 아무래도 언어가 안되다 보니 직접대면이 없는 일을 선호했고, 청소일이란 것이 나름 노하우도 있겠지만 습득하기에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인기가 좋았지요. 워낙 경쟁이 치열해 좀처럼 자리가 나지 않기도 해서 결국 저는 몇번의 시도끝에 포기하고 한국인이 경영하는 일식집 서빙일을 했었습니다. 


호텔 청소_unsplash


제주의 청소대행업체를 보면서 잠시 외국생각이 났어요. 

제주 역시 육지에서 이민 못지않은 이주를 한 분들 중 많은 분들이 펜션이나 호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을 하고 계시죠. 방이 두세개까지는 주인들이 직접 운영하는데 무리가 없으나 그 이상이 되고 시설들이 추가되면서 규모가 커지다 보면 주인들이 일일이 다 하기엔 체력적으로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입실과 퇴실 사이 소소하게 처리해야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꼭 해야 하는 그 일을 아웃소싱하는 거죠.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이층으로 된 독채에 작은 수영장이 달린 풀빌라인데요. 방두개와 화장실 두개, 주방과 거실로 이루어진 내부청소와 매번 나오는 침구류와 수건등의 세탁을 외부에 맡기고 있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탁물공장이 있었는데요. 저도 이번에 이 일을 하면서 가까이에 이런 공장이 있는줄 알았다는요. 제법 규모를 갖추고 매일 바쁘게 공장은 돌아가고 있었으며 내부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부지런히 세탁을 하고 세탁물을 개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 맡긴 세탁물은 사실 소규모라 양이 얼마 되지 않는 거였고, 그 외 호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나오는 침대시트와 수건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숙박업체의 세탁물들_unsplash


저에게 일자리를 알선해 준 청소중개 업체의 사장님은 여러 개의 숙박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업체에서 가까운 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관리해주고 계세요. 첫날 한두시간 정도 시범을 보이며 청소 노하우를 알려주는 교육을 해주고 이후로는 도착시간과 마무리 상태를 톡으로 보고 받으며 청소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관리를 하고 합니다. 


숙박업체로서는 직접고용으로 야기되는 채용과 교육, 관리의 수고로움을 덜고,
중개업체로서는 일정부분의 수수료를 수익으로 하며,
저와 같은 고용인들은 근거리에 있는 일자리를 제공받음으로써 일한만큼의 댓가를 받는 것이죠. 



물론, 직접고용일 경우 업소 주인은 보다 적은 금액으로 인력을 고용하여 운영할순 있겠지만 못지않게 수고로움도 클수밖에 없습니다. 채용뿐 아니라 청소상태가 맘에 안든다거나 작은 이견들로 인해 불편한 경우 오히려 중개업체가 나서서 해결해주고 책임을 져주면 약간의 추가요금이 들더라도 마음은 더 편할 거예요. 


관광업이 주를 이루는 제주에선 이렇게 청소 중개뿐만 아니라, 세탁물 외주업체들도 괜찮아보입니다.

일박하면서 고객들이 사용하는 수건과 침구세트의 세탁양이 실로 엄청납니다. 매번 갈아주지 않으면 금새 청결부분에서 안 좋은 소문이 날수 밖에 없고, 항상 뽀송뽀송한 세탁물을 준비한다는 것이 실상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런 부분을 외주업체에서 해결해주니 주인들은 그 시간에 보다 생산적인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10년전, 제주시내에서 레스토랑을 오픈했을땐 식당에서 필요한 화장실 휴지와 방향제, 현관발판과 자동해충 박멸기등을 정기적으로 교체해 주고 관리해 주는 업체가 있었어요. 별거 아닌것 같지만 매번 손소독제 채워넣고 화장실 방향제 들여다보고, 휴지 구비하고 현관 발판 세탁하는 일이 엄청 귀찮은 일이거든요. 그 부분을 부담없는 금액으로 해결해주니 매번 찾아주시는 그 사장님이 저는 그렇게 고마웠더랬습니다. 



제주는 관광도시죠. 시설물을 직접 운영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에 부가되는 서비스적인 면에서도 분업화할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직접 운영보다 큰 자본 들이지 않고 적은 시간 집중하면서 큰 스트레스 없이 일하는 모습 보면서 우리가 놓칠수 있는 부분들이 또다른 기회가 될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제주에서 먹고살 고민을 함께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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