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 미리 말하자면, 나는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주식까지 갈 필요도 없다. 돈뿐만 아니라 가치가 숫자로 계산되는 일련의 것들. 시간의 활용, 무언가를 통해 얻게 될 수량적 가치 등을 생각하는 있어서 뒤떨어지는 편이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내가 받았던 연봉도, 동종 업계에서 나쁘지 않은 정도만 알고 있었지. 이게 내가 일한 것에 대한 적정한 금액인가에 대해서도 감을 잡지 못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저 만족스러웠다. 부모님과 같이 살았기에 내 쓸 돈만 펑크 나지 않도록 관리하면 됐었다. 그저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마음껏 책을 살 수 있고, 많지는 않더라도 부모님 기념일을 챙겨드리고, 1~2년에 한 번 멀리 여행을 다녀올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내 연금을 보고 있자니 문득, 부모님은 노후는 잘 준비하고 계신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자식이니, 케어가 필요할 텐데. 평생을 일하면서 살 수도 없고... 근로소득으로만 생활을 유지했는데, 노동을 할 수 없는 때가 되면 생계는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 잠깐, 그럼 내 노후는, 또 어떡하지? 돈을 무한정 모으면 되는 걸까? 그만한 돈을 벌려면 얼마만큼 성공해야 하는 거지? 그럴 능력은 있나?"
2살 터울의 남동생은 직장생활을 하자마자 주식을 시작했다. 본인의 회사를 비롯해서 다른 기업의 주식을
샀다. 일평생 '재테크=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모님과 나는 그런 동생을 항상 불안해했다. 그런 동생은 나에게 늘 이렇게 대답했다. "누나, 요즘 누가 은행 적금만 붓고 있어. 그렇게는 돈 못 모아"
주변에 주식이나 펀드를 하는 지인들도 점차 늘어났다. 추천을 받은 게 %를 뛰었다는 둥, 역시 월급으로는 못 산다는 둥, 소비를 미덕으로 알던 동료가 더 이상 택시를 타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소개팅에 만난 상대방도 주식 수익이 월급을 웃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언론에서는 동학 개미들의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었다.
"내 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책을 집어 들게 된 이유는 위의 질문에서였다. 잘못하면 집을 말아먹는다던 주식을,
이 사람은 왜 제발 하라고 얘기하고 있는 걸까.
"돈을 좇는 게 탐욕적인 건 아니다"
나는 늘 어떤 결정을 하건 돈은 그다음 순위라고 생각하고 살았었다.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게 있지. 돈은 내가
일하면 응당 따라오는 거고, 잘하면 더 받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에 살면서도 자본이 뭔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아예 생각 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도 이 부분을 짚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체로 '자본주의가 나하고
어떤 관계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이 없다. - 192P
나는 이 부분에서
자본을 이해하는 건
"돈을 좇는 게 아니라, 나를 둘러싼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라고 깨우치면서 뼈를 맞았다.
저자는 또한 주식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돈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30P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노동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일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 20P
그동안 나는 주식을 '그래프의 하락과 상승을 예측하고, 때를 잘 맞춰 떼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일종의 노력과 개인들의 관점은 필요 없는 도박성의 행위라고 여겼던 것 같다. 저자 역시 이러한 주식에 대한 인식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주식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꼬집고 있다. (책에 따르면, OECD 주요국의 퇴직연금 자산 중 주식 비중은 2.7%로 최하위권이다. 3위 호주 32.8%) 이러한 인식이 깔린 배경에는 우리의 주식 습관이 다음의 양상을 띄기 때문일 것 같다.
'한 탕', '한 방'주의
언론에 흔들리는 여론과 주가
기업의 가치나 비전보다는 그래프만을 보고 단타성으로 주식을 하는 행태
주식을, 기업과 동업한다는 관점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을 따져서 투자해야 하는데, 시장의 변동성만을 때려 맞추려니 진정한 주식부자가 탄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변동을 가지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회사의 가치에 수렴하게 됩니다.
- 133P
기업은 당연히, 이익이 발생해야 생존할 수 있고 생존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지만, 결국 튼튼한 기업은 계속 이익을 창출할 것이고 그게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요지다.
이 책을 통해 '난 꼭 주식할 거야!'라는 의지를 세웠다기보다는, 내 자산과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나는 물론 일을 사랑하지만, 돈을 위해 일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책.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_존리]
* 같이 읽을 책 : [레버리지]_롭 무어
* 같이 볼 영화 : [돈]_류준열, 유지태 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