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넘어온 천상의 울림
어제 저녁 광복 80주년 서울시 기념 행사에서 조수미 씨의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마치 전기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발끝에서부터 심장까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거실 TV 앞에 앉아서 들었음에도, 온몸의 세포가 동시에 깨어나 진동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이크와 TV 화면을 넘어 직접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얇은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강철처럼 단단했고, 차가운 샘물 같으면서도 뜨거운 불길 같았다. 한 음 한 음이 공중에 떠올라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온몸으로 불렀다. 발끝에서 손끝까지, 숨 한 줄기조차 허투루 쓰지 않았다. 모든 호흡과 울림이 그녀의 몸이 하나의 악기임을 증명하듯 조율되어 소리가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선율로 그녀는 이 땅의 아픈 역사를 어루만졌다. 광복의 기쁨과 상처, 의지와 다짐이 그 음성 속에 겹겹이 쌓였다. 하늘을 뚫고 올라가듯 맑게 터져 나온 고음은 세상을 정적에 휩싸이게 했다. 그리고 긴 여운을 남겼다.
그녀의 노래는 끝났지만, 내 마음 속에는 여전히 그 울림이 살아 숨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