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하는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수업을 들으며 테트리스 게임도 만들고 그림 일기장 앱도 만들었다. 세련되거나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하여 쓰는 앱이나 게임은 아니지만, 대화 창에 친구와 말하듯이 내가 쓴 글로 만들어진 게임과 앱은 신기할 따름이다. 명령을 제대로 내리지 않아도,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작성하지 않아도, 그 명령의 구체적 설명까지도 AI를 통해 써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과정이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우던 시절의 설렘을 떠올리게 한다.
처음 테트리스를 만들어달라고 AI에게 말했을 때, 나는 막연히 "테트리스 게임 만들어줘"라고만 했다. 블록이 떨어지고, 줄이 사라지고, 점수가 올라가는 그런 것. 내가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쓸지, 어떤 그래픽 라이브러리가 필요한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AI는 내 어설픈 설명을 받아들이고, 몇 번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실제로 작동하는 게임을 만들어냈다.
그 순간 나는 일곱 살 때 피아노 앞에 앉아 처음으로 "도레미파솔"을 연주했던 때를 떠올렸다.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나고, 그 소리들이 모여 선율이 된다는 것이 그토록 신기했던 그때를 말이다. 내 손가락은 서툴렀고 박자도 엉망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흘러나왔다. 피아노라는 악기가 내 불완전한 연주를 받아들이고 아름다운 소리로 변환해 주었듯이, AI도 내 불완전한 명령을 받아들이고 작동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림 일기장 앱을 만들 때는 더욱 그랬다. "그림 일기장 만들어줘"라고 말하자, AI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기능들을 제안했다. 색깔 팔레트, 브러시 굵기 조절, 그림과 텍스트를 함께 저장하는 기능까지. 마치 피아노 선생님과의 연주 같았다. 나는 서툰 멜로디를 연주하고, 선생님은 그에 어울리는 반주를 쳐주신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하는 앱들은 분명 더 세련되고 기능도 많다. 하지만 내가 만든 테트리스와 그림 일기장에는 그런 앱들에는 없는 특별함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어린 시절 피아노 발표회에서 연주했던 곡들을 생각해 본다. 쇼팽이나 모차르트의 곡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연주였겠지만, 부모님께는 그 어떤 연주보다 아름답게 들렸을 것이다. 내가 연주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AI 활용법을 배우는 것은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막막했지만, 점점 AI와 대화하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피아노를 배울 때도 그랬다. 처음에는 도레미파솔을 누르는 것도 어려웠지만, 점점 복잡한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무언가를 배우고 창조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그것이 주는 기쁨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쁨은 언제나 불완전한 시작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