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인의 미키 김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인생이 여러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는 말을 생각해본다. 본업이라는 섬, 투자라는 섬, 개인 프로젝트라는 섬, 친구라는 섬, 가족이라는 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주인공의 머릿속에 떠 있던 그 섬들처럼.
맞다. 직장이 가장 무너지기 쉬운 섬이라는 말.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직장이니까. 그래서 현명한 사람들은 다른 섬들도 함께 키운다.
우리는 대개 직장이라는 섬을 가장 크고 단단한 것으로 착각하며 산다. 월급이 나오는 곳, 사회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곳,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 그래서 그곳에 모든 것을 걸고, 그곳에서의 성취가 곧 인생의 성취라고 여긴다. 하지만 팬데믹과 지금의 생성형 AI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건, 그 섬이야말로 가장 먼저 사라질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마다 다른 길을 걸어온 것 같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위험을 분산시켰다는 것,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었다는 것, 장기적 관점을 잃지 않았다는 것. 어쩌면 성공 이후에 그 과정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며 재귀적으로 설명을 붙인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본질은 같다.
균형이라는 건 모든 영역에 똑같이 에너지를 쏟는다는 뜻이 아니다. 때로는 한 섬에 집중 투자하되, 다른 섬들이 완전히 방치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관리는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 한 섬이 흔들릴 때, 다른 건강한 섬들이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도록.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섬을 가지고 있다. 어떤 섬은 크고, 어떤 섬은 작다. 어떤 섬은 아직 공사 중이고, 어떤 섬은 이미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 중요한 건 그 섬들이 모두 나만의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화려한 섬을 부러워하며 내 섬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섬에서 살아간다. 때로는 한 섬에서 다른 섬으로 건너가며, 때로는 새로운 섬을 개척하며.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우리만의 군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