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이동권 통계의 맹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통약자 인구는 161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1.5%에 달한다. 10명 중 3명이 교통약자인 셈이다. 정부는 이동편의시설 설치 비율이 79.3%로 전년 대비 4.2% p 상승했다고 밝혔다. 숫자만 보면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체감 현실은 전혀 다르다.
서울 지하철역에서 엘리베이터를 찾는 일은 이제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방 소도시 버스정류장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에 오르는 일은 여전히 모험에 가깝다.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32.8%에 불과하다. 서울은 절반을 넘지만, 나머지 지역 중 절반을 넘긴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일부 지역은 10%대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조사방법론 자체에 있다. 전국 단위로 평균을 내는 방식은 지역 간 격차를 보이지 않게 만든다. 서울에서 편리하게 이동하는 사람과 지방 소도시에서 집 밖 나가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하나의 숫자로 뭉뚱그려진다. 통계는 좋아졌지만, 정작 이동이 절실한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교통약자의 실제 이동 경험을 반영한 조사가 필요하다. 실제 이동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도 자주 고장 나 있으면 의미가 없고, 저상버스가 배치되어 있어도 하루에 두 번밖에 오지 않으면 소용없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핵심은 가장 약한 고리를 기준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가장 이동이 어려운 사람이 편하면, 모두가 편해진다. 통계도 마찬가지다. 가장 열악한 지역을 기준으로 조사하고, 그곳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
[물론 단기적인 통계적 성장 자체의 노력을 폄하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통약자 이동권 문제는 단순한 효율성이나 예산 논리를 넘어, 사회적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의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https://www.data.go.kr/data/15072335/fileData.do?recommendData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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