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이쯤은 괜찮다"라고 말하며 무리를 한다. 몸은 여든을 넘었는데 마음은 여전히 쉰 인 탓이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는 일을 하다가 결국 어딘가 탈이 난다. 그리고 그 뒤처리는 대개 내 몫이다.
잔소리가 늘어난다. 부모님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부모님이 어딘가 작게라도 고장이 나면 결국 내가 움직여야 하니까.
결혼한 형제는 바쁘다. 자기 가정이 먼저인 게 맞다. 그래도 이번에는 와달라고 불렀다. 도착하자마자 "왜 이제야 말했냐"라고 묻는다. 이미 벌어진 일이므로 부모님 감정 상하는 말은 접어두고 수습부터 하자고 했더니, "감정 상하는 게 문제냐"라고 되묻는다.
'지금 따질 때인가? 도와주러 왔으면 그냥 같이 처리하면 되지.' 참았다. 내가 시간이 없어서 부른 거니깐.
손위라고 무조건 존중할 수는 없다는 걸, 나이 들수록 배운다. 특히 자신의 생각과 선택만이 합리적이라는 오만, 그리고 도덕적인 잣대를 타인에게만 강제하는 위선 앞에서는 더욱.
존중은 나이나 서열에서 오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겸손함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성에서 우러나온다.
결국 우리 모두의 숙제다. 나부터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