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감정 다독이기
가끔 그런 날이 있다. 감정이 밀려오는데, 그 감정이 내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서 묻어온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그런 날. 아침부터 기분이 우중충한데, 딱히 이유가 없다. 생각해보니, 최근에 뚜렷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별로 없다. 기뻐도 '좋네'하고 넘기고, 서운해도 '그럴 수 있지'하고 눌러버린다. 그렇게 감정이 빨래처럼 쌓이고, 나중엔 미련만 남는다.
할 말은 있지만 하지 않고, 느낀 게 있어도 표현하지 않는다. 사소한 말에 마음이 흔들려도 '이 정도 쯤이야.'라고 넘긴다. 감정을 관리하는 게 어른다운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유 없이 눈물이 맺힌다. 생각해보면 그건 묻혀 있던 감정이다.
그때 당시 하지 못했던 말, 진정으로 즐기지 못했던 기쁨, 외면했던 외로움. 감정은 억누른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어떤 장면, 어떤 말, 어떤 냄새에 툭 튀어나온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연락해 오는 것처럼, 감정도 말을 걸어온다. "나 그때도 있었어."
우리는 늘 강렬한 감정에만 반응한다. 극적인 사랑, 명확한 분노, 강렬한 슬픔. 하지만 진짜 나를 만드는 건 그보다 훨씬 작고, 섬세하고, 조용한 감정이다. 작고 소중한 감정의 목소리를 놓치면, 우리 자신의 진정한 면모를 알아차리는 기회를 잃고 만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마음은 점점 굳는다. 그래서 하루에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어보려고 시도한다.
야! 오늘, 진짜로 뭐가 좋았어? 또 싫은 건 뭐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