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시작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중학교 시절 나에게는 2명의 친구가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고, 다른 한 친구는 내가 좋아했던 당시 가장 인기 있는 걸그룹을 좋아한다며 그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것이 그와의 시작이었다. 이 둘은 붙임성이 좋고 장난기가 많아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지만 소심하고 집돌이였던 나는 친구들의 장난거리가 되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관련 일화들이 꽤나 많았다.
당시 나는 이 두 친구를 제외하고는 딱히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크게 다른 친구들과 더 친해져야겠다는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이 두 친구들 때문에 두 명의 친구를 더 알게 되었고 그 둘은 엇나가지는 않았지만, 질이 나쁜 친구들과 주로 어울렸기 때문에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크게 친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각자 다른 고등학교로 배치되어 각자 3년의 시간 동안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각자 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는 대학교 방학과 더불어 나는 1학기만 수료 후에 휴학계를 내고 집으로 돌아와 입영을 준비하던 내가 평소 아버지께서 사용하시던 발 뒤꿈치 양말이 닳은 것을 보고 할 일이 없던 나는 그 양말을 사기 위해 다이소로 가는 길이었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적당한 골목길을 지나다 구석에서 매우 불량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두 명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두 명 이상의 남자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불량스러워 보이는 것 같다.) 여전히 겁이 많고 소심했던 나는 무서운 마음에 고개를 들지 않고 거의 바닥만 보듯이 그 앞을 지나쳤고 빠르게 목적지로 향했다. 그런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 같은 불길함에 슬쩍 뒤를 돌아보니 좀 전까지 담배를 피우던 두 명의 남자가 나를 따라 걸어오는 중이었고, 나는 얼른 골목을 벗어나 사람들이 많은 대로변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빨라지는 내 걸음을 보고 뒤에 걸어오던 남자 둘도 따라서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고 내 머릿속이 불길한 생각으로 가득해지던 그때, 뒤에 따라오던 남자 중 한 명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는데...
이 글은 15부작으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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