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들이 이무진 노래를 부른다. 진짜 매일 듣는다.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차에 타면 신호등을 틀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얼마나 들었으면 가사를 외울까. 제법 잘 부른다. 아직 어려서 그렇지 '그럴 시간에 공부 한 자를 더해'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이 이럴지 모르겠다.
매일 등 하원 길, 차 안에서 신호등을 들어봐라. 운전하다가 신호등만 봐도 어깨가 들썩거린다. 노란색 신호등을 보면 머리가 어질어질 샛노래진다. 문제는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차 안은 트로트가 아닌 이무진 노래로 떼창이다.
최근에는 아들이 연관 검색이 된 다른 노래를 골랐다. 이무진이 부른 봄여름가을겨울 노래 [Bravo My Life]를 찾아 듣기 시작했다. 아는 노래라서 내심 좋았다. 아들은 일주일을 듣더니 클라이맥스 부분을 외웠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거참, 얼마나 살았다고 Bravo My Life인지. 심지어 목청껏 부른다. 7살 아들 입에서 인생과 미래라니. 지금껏 얼마나 달려왔다고 기가 차다가도 노래 부르는 모습에 웃는다. 듣다 듣다 못해 같이 목놓아 부른다.
'인생은 무슨 뜻이야?'
'미래는 무슨 뜻이야?'
'브라보는 무슨 뜻이야?'
아들은 노래 부르면서 궁금한 것도 많다. 7살 아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알아들을까 난감하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 알아듣게 꾸역꾸역 설명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그래, 어휘력이 늘면 좋지' 오늘도 노래 부르는 아들을 보며 합리화하고 있다.
"집으로 향한 걸음 뒤엔 서툴게 살아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날 그리 좋진 않지만 그리 나쁜 건만도 아녔어." 아들이 위로해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