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세대 부모가 MZ세대 자녀 이해하기

by hohoi파파

영준이가 축구화를 샀다. 영준이는 교육복지실에 들어오자마자 "선생님 저 축구화 샀어요"라며 자랑했다. 새 축구화를 보이며 "원래는 10만 원대였는데 할인받아서 4만 원에 샀다"라며 만족해했다. '이쁘다'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영준이는 다음 말을 이어갔다. "형광색으로 사고 싶었는데 엄마가 촌스럽다고 사지 말라고 했어요" "엄마가 흰색 아니면 검은색으로 사라고 해서 산 거예요"라고 아쉬워했다. "무슨 형광색이었는데? 주황색?"라고 물었더니 "초록색 형광색이요, 그런데 사지 말라고 해서 못 샀어요."


"엄마는 MZ세대를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건데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약이랑 물약이 소용 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 [어른들은 몰라요] -


영준이의 말을 듣는 순간 [어른들은 몰라요] 동요가 생각났다. 한때 첫째가 다섯 살 때쯤 신나게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다. 어찌나 '어른들은 몰라요'라며 목놓아 부르던지, 첫째가 [어른들은 몰라요] 노래를 부를 때마다 뜨끔해서 혼났었다. 요즘은 7살 된 첫째의 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7~8살은 자기 생각과 자기 존재감이 커지는 시기라고 한다. 원래부터 자기표현이 강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던 첫째는 이 시기와 맞물려 더 크게 반발을 한다.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을 보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문제는 첫째의 말투와 행동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쉽게 짜증을 내고 말투는 퉁명스러워 아들의 태도에 덩달아 흥분된다. 일부러 그러는 건지 상대 기분과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장난스럽게(눈치 없이) 하는데 무관심하려고 애써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매번 좌절이다. 청개구리도 이런 청개구리가 없다.


부모의 말을 따르는 것에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아무래도 어른들의 말을 듣는 것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모든 것의 주도권을 가지려고 드니 미묘한 힘겨루기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자신을 통제하고 제한한다고 느끼면 상대의 기분, 때와 장소와 상관없이 반대로 행동한다. 스스로 납득이 되기 전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문제는 스스로 인정하고 납득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는 발달 시기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으로 잘 크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는데 이를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인 듯하다. 7살 아들을 키우면서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그나마 미운 7살이라는 말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 적어도 나만의 풀어야 할 과제는 아닌 것이니.


이때 아이의 태도를 비난하지 않고 좋은 표현의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좋은 표현의 기술을 가르칠 수 있을까. 성격 상 감정이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어떤 문제나 갈등이 생겼을 때 회피했다. 생각해보면 좋은 표현의 기술이 부족해 갈등만 심해졌다. 아이와 마찬가지로 좋은 표현의 기술을 배워야 할 시기가 왔다


요즘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화부터 내는 사람"으로 보일까 겁난다. 아무리 못마땅하고 이해할 수 없어도 아이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아이의 말과 행동을 끝까지 지켜봐야 할 텐데. 무엇보다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평정심을 되찾아야 한다.


아이를 이해하는 방법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바랄 텐데 미운 감정만 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은 버겁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감싸고 사랑해야겠다. 부디 아들이 외롭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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