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홀린스 저자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책 독서 리뷰
"우리는 모두 기본적으로 바꿀 수 없는 고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다."
"우리 모두는 양향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진정 아름답게 만드는 주체다."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본문 중-
오랜만에 사무실 책상을 정리했다. 어지럽게 쌓여있는 책들을 책장에 꽂았다. 책들 사이에서 빨간색 책등과 표지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빨간 셔츠를 입은 단발머리 여자가 벽에 등을 기대앉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책더미 위에 올려놓은 커피가 주는 위로. 표지 그림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출판사에서 육아 책 리뷰를 부탁하며 덤으로 준 책이다. 솔직히 밀린 숙제를 끝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꺼내 마저 읽었다. 작정하면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는 심리에 관한 책이다.
피터 홀린스 저자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책은 부재에서 밝힌 것처럼 남들보다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도움 되지 않느냐 그건 또 아니다. 내향성뿐만 아니라 외향성, 양향성 사람의 각 특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타고난 기질과 성격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 된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을까 질문하며 조언을 해준다. 그러면서 사람은 어떤 이론이나 유형 틀 안에 설명할 수 없으며 복잡하게 이루어졌으니 자신을 규정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말한다.
사람은 변하는 존재니까.
"내향적인 사람은 많은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그들의 사회적 배터리는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자신만의 공간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때 충전된다.... 외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충전되고 혼자 있을 때 서서히 닳는다." -p18.-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당신은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내향적인 사람에 가까운가 아니면 외향적인 사람에 가까운가.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을 은신처에 숨은 고양이, 외향적인 사람을 쓰다듬어주길 바라는 강아지로 비유했다. 3분의 2는 고양이, 나머지는 강아지 같은 모습이 있는 것으로 보아 두 가지 성향을 지닌 듯하다.
어찌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람을 두 가지 성향으로만 나눌 수 있겠는가. 저자 역시 어느 한 가지 특성으로 사람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람은 두 가지 면을 지녔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자신의 성향을 벗어날 수 있는 유연함을 갖는 것. 내향성, 외향성 틀 안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균형 감각을 가지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어떤 틀 안에 규정짓지 말아야 정서적으로 성숙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쉽게 바꿀 수 없는 타고난 기질적인 성향이 있다. 살아온 시간과 경험에 정신적으로 성숙되기도 하고, 환경에 적응하다 보면 훈련되기도 한다. 20년 만에 검사한 MBTI 결과, INFP에서 INTP로 바뀌었다. 사실 크게 바뀐 게 없어 놀랍지도 않았다. 돌아보니 극에 달한 전형적인 내향적인 사람에서 외향적인 면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내향적인 사람이 되었다. 10년 넘는 직장생활을 통해 계획적인 면이 나도 모르는 사이 체득되었을 것이다. 월급을 받으려면 알아서 계획서, 진행 보고서, 평가서를 써야 하기 때문에.
성격 유형에 따른 삶의 만족도는 어떻게 다른가. 저자는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주말의 모습을 질문한다. 내향적인 사람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주말 저녁은 집에서 팝콘 봉지를 옆구리에 끼고 앉아 밀린 영화를 몰아 보는 것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게 이상적인 주말의 모습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귤을 박스 채 놓고 까먹으며 연인 드라마를 1회부터 최종회 확장판까지 몰아 보는 것이다. 육퇴 하자마자 거실로 뛰쳐나가 리모컨부터 짚어드는 것이 내향적인 면이 조금 더 많은 사람인 것이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아는 것이다. 나에게 조금 더 친절했을 때 타인과의 관계도 행복할 테니.
책을 읽으면서 나를 보다 깊이 살피게 되었다. 저자 말대로 "우리는 모두 유일하다." 각자 가진 고유한 삶의 방식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세상을 진정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을 대할 때 염두하자.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존중하자. 만나자고 했을 때 거절을 당하더라도 섭섭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내향적인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불편함을 느끼기 쉬우므로 적응할 시간을 주자.
내향적이라 그런 것일 뿐 무관심하다거나 악의가 있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외향적인 사람이 남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것은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소통을 많이 할수록 기운을 더 많이 충전할 수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실천 경험을 많이 쌓은 것에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고, 이것이 사회활동에서 빚을 발한다. 이것이 외향적인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외향적인 사람이라도 내향적인 행동 경향을 보일 수 있다.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