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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an 22. 2019

초기면담은 관계의 첫 단추다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초기면담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은 발표하는 것이 곤욕이다. 사람들 앞에 서기까지 두근거림은 계속되고 팔딱팔딱 요동치는 심장 소리에 몸과 마음이 쪼그라드는 느낌이랄까.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발표가 끝났는대도 콩알만 해진 심장이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이번 주는 교육복지사 직무 연수를 한다. 1월이 되면 교육복지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항상 하는 직무 연수다. 연수 첫날 전북 지역에 있는 교육복지사들 앞에서 사례 발표를 했다. 몇 년간 학교 현장에서 학생 파악을 위해 표준화된 척도 검사지 사용과 초기면담을 했던 내용이었다.

  교육복지사는 학교 안에서 발생되는 학생의 문제를 다룬다. 문제로 보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학생의 심리·정서적인 어려움(학교 부적응, 관계 갈등, 우울, 불안, 학교 폭력 피해 등의 문제)과 가족 기능 약화(빈곤, 다양한 가족 형태, 비합리적인 양육태도 등의 문제)로 생기는 문제를 지원한다. 학생이 이루는 관계망을 좀 더 안전하고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2017년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새롭게 재편된 해다. 재구조화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18년 모든 사업 학교가 재구조화 되었다. 학생 욕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강조되었다. 이에 따라 사례관리가 강화되었다. 사례관리를 위해 학생의 욕구나 환경을 파악을 해야 했고 파악된 욕구를 근거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데 주력을 했다.  

 #표준화된 척도 검사지

 2015년~2016년은 학생 파악을 위해 표준화된 척도 검사지를 활용했다. 그 당시에는 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있는 과도기 시기라 활용할 도구나 자료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학교에서 학생 파악의 근거를 요구했고 [사회복지 척도집] 책을 참고로 표준화 척도 검사지로 정했다.


  표준화된 척도 질문지를 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척도 간에 평균을 내서 학년 별로 상대 비교를 했다. 신기하게도 고위험(지금은 1순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에 선별된 학생은 실제로도 문제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검사지 사용 장점은 객관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평균값과 학생들의 수치를 알 수 있어 상대적인 비교가 수월했다. 사례회의 중 선생님들의 신뢰도가 높았다.


   척도로 선별이 됐어도 종합적인 판단을 위해 학생을 만나야 했다. 검사지 분석까지 하면서 학생을 만나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학생 파악을 하기 위해 검사지 사용과 분석을 안 하게 됐다. 어차피 만나야 한다면 처음부터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7년도부터는 초기면담을 시작했다.


#초기면담

  초기면담은 관계의 첫 단추였다. 학생들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다. 한 명 당 45분 동안 초기면담을 진행했다. 주로 감정카드를 사용했다.         

학교생활이나 일상에서 주로 드는 감정, 3가지만 골라볼래?

  청소년 시기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름 붙이는 것을 어려워한다. 예를 들어 모든 감정을 "짜증 난다"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화가 나도 짜증 나고 우울해도 짜증 나고 슬퍼도 짜증 난다고 표현한다. 청소년들이 감정을 알아차리는 훈련과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성과

  초기면담이 끝나기 앞서 초기면담을 한 학생들에게 항상 묻는다.

복지실에 오기 전 감정과 선생님과 이야기한 후의 감정을 비교해 볼래?

  초기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의 반응에 살짝 겁이 났다. 따로 불러서 면담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피드백을 들을 때면 초기면담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 든다. 거의 모든 학생은 면담 전엔 어떤 이야기할지 두렵고 걱정되었다고 부정적인 말을 말했다. 하지만 면담 후의 감정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만족감을 드러냈고 안정감을 느낀다는 말이 많았다.


     

  초기면담은 학생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첫 관문이다. 이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후 관계가 결정된다. 또한 비자발적인 학생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이다.

  자신의 고민과 불편하고 부정정인 감정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기회는 그 사람과 신뢰감을 만드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지지를 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험을 한다. 또한 자신의 어려움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해결하거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면담의 기술보다 관계에 임하는 진심과 진실성이 있다면 상대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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