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반납할지 모른다
키는 꼭 반납해주세요.
내 삶이 나의 것일까. 오늘은 옷장 열쇠에 적힌 글귀를 보고 문득 스치는 생각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 역시 내 소유물은 아닐 것이다. 열쇠처럼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언젠가 반납할 때가 있다.
남들보다 더 가지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더 가지기 위해,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 애쓰고 열심히 산다. 죽을힘을 다해 아등바등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로부터 열쇠 하나씩 받은 것은 아닐까. 열쇠에 맞는 공간 하나씩 말이다. 공간에 나의 인생을 채우는 것이다. 잠시 맡겨진 공간에 나의 인생을 채우다 그마저도 내가 머물다 지나가면 반납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모든 것, 나의 삶이더라도 잠시 맡겨진 것들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