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1년을 휘발시키지 않으려면

by hohoi파파

나의 메모와 기록 상태가 쓰레기라니. 우연히 [김교수의 세 가지]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뒤통수에 대고 하는 말 같아서 움찔했다. 이 영상은 한 해를 되돌아보며 새해가 오기 전에 자신이 남긴 메모와 성과들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알려주었다. 그날 바로 업무용 컴퓨터 바탕화면을 정리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네


영상을 보자마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분류되지 않은 폴더와 한글파일들이 뒤엉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책상 위, 서랍장 곳곳에 쓰다 만 수첩들이 흩어져 있었다. 돌아보니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막연하게 써왔던 메모들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기록하긴 했지만 체계는 없었다.


저자는 1년 사를 리뷰할 때 영역을 나눠 써보라고 팁을 알려줬다. 1월부터 12월까지 캘린더를 보면서 아웃풋, 자신의 성과를 써보라고 했다. 업무, 가족관계, 여행과 사진, 나의 성장, 운동과 노는 것.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 볼 것을 조언했다. 이렇게라도 자신의 일 년을 정리해야 새해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쓰다 만 작은 수첩들을 모두 꺼내 책상에 쌓아두었다. 아직 펼쳐보진 못했지만 그 안에는 그동안의 업무에 관한 메모, 책을 읽다 쓴 한 문장, 잊어버리기 전에 급히 적어두었던 아이디어들, 잡다한 것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솔직히 언제 다시 읽고 키워드로 정리할지 막막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그 순간 중요하다고 붙잡았던 것들이 결국 버려질 것 같아 이참에 큰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따로 시간을 내 2025년, 올해 3대 사건을 써 볼 것이다. 나름 기준을 정해서.

일·업무에서 하나

관계에서 하나

성장이나 변화에서 하나


이렇게 매년 세 가지 사건을 남긴다면 나만의 연대기표가 될지 모른다. 그사이 학교사회복지사협회에서 2026년 새 다이어리를 보내왔다. 초록색 표지와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포장지를 뜯는 순간 ‘한 해가 가고 다시 시작되는구나’ 하는 걱정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왔다. 2026년은 또 어떤 메모와 기록들로 채워질까.

새해 계획과 목표를 세우기 전에 우선 나의 2025년이 휘발되지 않도록 시간을 가져야겠다. 주말에 아내에게 양해? 허락을 구하고 떠나볼까, 아니면 마음 편히 병가를 내고 반나절쯤 동네 카페라도 가볼까. 뭐가 됐든 12월이 지나기 전에 그 시간을 반드시 가져보려 한다. 2026년 역시 또 한 걸음 내딛는 한 해이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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