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

거창한 결심을 하지 않기로 했다

by hohoi파파

우연히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을 펼쳤다. 제목에 끌렸는지 저자에 끌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저자의 [나는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책이었다. 그리고 상담센터 한편에 꽂혀 있을 법한 그런 책, 제목이었다.


그날은 상담받는 학생을 센터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데려와야 했다. 학생이 상담을 받는 40분 동안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종이컵에 탄 맥심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며 책을 폈다.


꼼꼼히 읽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설렁설렁 마음이 가는 챕터 위주로 책장을 넘겼다. 성공한 인생에 대한 작가의 경험, 철학, 가치를 담은 책이었다. 내면의 힘을 끌어올려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나의 적은 나다.


책을 읽으면서 눈에 띄는 한 문장을 바로 옮겨 적었다. 성공하는 인생이란 작은 성취의 경험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자기 계발서에서 빠지지 않는 뻔한 내용이었고 교훈이지만 일 년을 되돌아보기에는 충분했다.


생각해 보면 늘 그랬다. 작심삼일로 끝나거나 지지부진하다고 느꼈다. 분명 한 해를 돌아보면 열심히 달려온 것 같은데 제자리걸음을 한 기분이 든다. 몇 번 시도해 보다가 멈추고 다시 계획하다가 시간 보내고 있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결코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안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행동 패턴의 사슬을 끊는 일은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몸으로 실천하기엔 참 어려운 과제다.


작은 행동을 매일 실천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줄은 미처 몰랐다. 관성처럼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힘이 생각보다 훨씬 만만치 않다는 것을 책장을 넘기며 새삼 느꼈다. 자연스럽다는 것에 잠시 위안될 뿐.


책을 읽는 것보다 TV 보는 것이 재밌고 글을 쓰는 것보다 닌텐도 하는 것이 즐겁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굳이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건가 새로운 시도와 도전 앞에서 머뭇거리기도 한다.


2026년에는 계획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다. 거창한 결심을 하지 않기로 했다. 보다 나은 나를 위해 스스로를 다그쳐 생채기 내지 않으련다. 거창한 목표를 떠벌리지 않고 매일 아주 작은 실천을 해보려 한다.


때로는 되돌아가 멈추기도 할 것이고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괜찮다. 멈추지 않고 다시 해보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한 변화이니까. 남들 눈에는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아도 움직였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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