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
아들아 어디 가고 싶어? 음... 고래랑 상어랑 잡으러. 아들은 물고기를 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일정상 다음으로 미루고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전북권은 거의 가본 터라 사실 갈 곳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더 고민됐다. 같은 곳은 내가 질린다.
2월에 아이와 갈만한 곳을 검색을 하고 한참을 찾아봤다. 그때 「청양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가 눈에 들어왔다. 홍보 사진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장소가 괜찮았다.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장소라 끌렸던 것 같다. 그래 가보자. 부랴부랴 짐과 간식거리를 챙기고 고속도로를 탔다.
역시 고속도로는 휴게소 먹거리가 최고다. 내심 핫도그를 먹고 싶었다. 요즘 핫한 소떡소떡이라도 먹을 심정이었다. "유호야 뭐 먹고 싶어"라고 물어보니 아들은 음... 젤리랑 초콜릿. 괜히 물어봤다. 결국 아들 손에 이끌리어 그 흔한 편의점에 들어갔다. 이거 이거 하나둘씩 고르는 아들 덕에 젤리를 먹으며 다시 고속도로를 탔다.
아빠는 커피 마시라는 아들. 어... 속으로 아빤 핫도그 먹고 싶은데. 혼잣말을 하며 커피 하나 사들고 나왔다. 나의 간식은 아들과 함께 먹는 젤리와 커피가 전부였다. 그나마 고속도로 가는 동안 아들이 낮잠을 자서 로이킴 노래(북두칠성)와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치 겨울왕국을 보는 듯했다. 분수대가 얼려져 있었고 그 모습은 겨울왕국 성을 연상시키기 충분했다. 온통 얼음과 눈으로 가득했다. 아들은 연신 "와", "와" 감탄을 하며 한참을 그 자리에서 바라봤다. 비록 인공눈이었지만 아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자리에서 놀았다.
아들이 가장 즐거워했고 오래 탔던 놀이다. 시골에 흔히 보는 겨울 풍경이다. 꽁꽁 얼어있는 논에 시골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어르신들이 투박하게 나무를 잘라 썰매를 만들어주었다. 사실 아들과 썰매를 타면서 외갓집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이것은 내가 더 타고 싶었다. 코스도 다양했고 타는 재미도 좋았다. 아들을 내 무릎에 앉히고 더 타고 싶었지만 겁을 내는 아들 덕에 두 번 타고 그만두었다. 이것 때문이라도 아들이 더 크면 다시 가볼 예정이다. 겨울 놀이에 최적이었다.
다음 코스로 가려고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아들이 자기도 하고 싶다며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결국 아들을 이기지 못하고 군밤 체험을 했다. 오천 원을 주면 한 봉지 정도 되는 양을 준다. 연기를 마셨지만 장작불에 직접 굽는 군밤의 맛은 최고였다.
그냥 가기 아쉬워 축제장에서 얼마 안 떨어진 출렁다리에 갔다. 기대가 컸는지 솔직히 아쉬움이 많았다. 1박 2일 촬영지 말고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 나중에 칠갑산 등반을 위해 다시 갈지 모르겠으나 그 전에는 가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엄청 큰 호랑이와 용의 조형물은 아이에게는 호기심 끌만했다.
청양은 같은 곳에서 사계절 동안 지역 축제가 있었다. 이 곳은 다음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했다. 축제장 입구에 "이 축제는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합니다. 조금 서툴러도 이해 바랍니다."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는 충분한 매력이 있는 축제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들이 즐거워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