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도전
2019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2달이 지나가고 있다. 시간이 참 빠르다. 글을 쓰면서도 새삼 느낀다. 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2018년의 새해맞이도 마찬가지였다. 새해를 다짐하며 다이어리에 끄적거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뿐인가 2월이 저물고 있다는 생각에 적적하다.
# 인사이동
나는 2019년 다른 학교로 전보 인사이동을 한다. 교육복지사는 한 근무지에서 5년마다 이동한다. 5년이 만기며 그때까지 한 근무지에서 근무할 수 있다. 나는 2013년도에 이 학교에서 처음 근무했다. 교육복지사로서 첫 학교이기도 했다. 이제 이곳을 정리하고 이별해야 한다. 벌써 5년이 지났다니 빠른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지난 5년을 떠올리면 나와 인연이 닿아 만났던 학생들이 생각난다. 미안한 마음이다. 교육복지사로서의 일이 처음이었고 학생과의 관계 맺기가 서툴렀다. 학생들을 이해하고 삶 깊숙이 함께하는 일이 어려웠다. 이 일을 조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3년 차였다. 그렇게 지나가버린 시간 동안 만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처음보다 이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을 때 떠나는 것 같아 미안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첫 근무지는 나에게 첫사랑 이기도 하다. 첫 마음을 새긴 학교이기도 하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하며 학생들과 함께 할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곳을 가더라도 이 마음은 나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 있지 않을까.
# 이제 초등학생과 함께
교육복지사의 인사 이동은 작년에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거의 모든 교육복지사들이 이동했다고 보면 된다. 그 덕에 인사이동을 위한 나의 선택과 기회는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초등학교를 가게 됐다. 중학교에서 5년 동안 쌓았던 경험이 깡그리 날아갔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초등학생이더라도 저학년과 고학년이 다른데 중학생과 관계 맺다 초등학생들과 관계 맺어야 한다는 생각에 살짝 정신이 나갔다. 솔직히 지금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3월이면 새로운 학교에서 근무하는데 정신 차리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정신 차려 이 친구야!)
# 다시 시작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 마음먹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말이다.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기회가 앞으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사실 이것도 편견이겠으나 더 나이 먹으면 남자로서 초등학생을 돌보는 일이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사실 중학생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는데 잠시 미뤄야 함이 아쉽다. 그것이 초등학교로 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같다. 이유야 어쨌든 3월이면 초등학교로 가야 한다. 애써 부정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그곳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글은 초등학교에서 적응하기 위한 나의 다짐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의미와 가치를 찾아야 하기에. 새로운 열망으로 첫 마음을 새기고 열정을 펌프질해야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목적과 그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2020년 역시 지금처럼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 인생이 예측되지 않기에 지루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의 상황에 맞는 키워드를 찾기 위해 스스로 질문하고 있을 게 뻔하다. 솔직히 희망 섞인 글을 쓰는 지금도 두렵고 걱정된다. 그럼에도 그냥 나를 믿고 걸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