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을 찾는 아들이 고맙다

우리는 한가족

by hohoi파파


퇴근하면 아들과 노는 것이 정해져 있다. 삐. 삐. 삐. 띠리리.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어디론가 숨기 바쁜 아들, 나 역시 그때부터 집안 구석구석 숨기 바쁘다. 내가 안 보이면 울기만 했던 아이는 이제 울지 않고 잘만 찾는다.


한참을 숨바꼭질하고 나면 아들은 블록 놀이를 시작한다. 요즘 아들은 타요 차고지 만들기에 빠졌다. 가끔 엄마 선물이라며 성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차고지를 만든다. 만들어진 차고지에 색깔별로 있는 타요 버스를 넣다가 빼며 연기에 심취한다.


조금이라도 지루해지면 아들은 공사 감독이 된다.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중장비 놀이다. 포클레인, 레미콘, 트럭, 소방차로 빙의된 아들은 명품 연기자다. 아들과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이어가면 어찌나 웃기는지 이제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한 아들은 아무 말 대잔치다.


오늘은 아들과 안방에서 트럭과 포클레인, 소방차, 레미콘을 가지고 놀았다. 나는 트럭과 소방차, 아들은 포클레인과 레미콘을 가지고 대화를 했다.


"안녕! 너의 이름이 뭐야?" 아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 내 이름은 포코야!(타요에서 나오는 캐릭터)라고 말하는 아들.

"어디 가는 길이야?" 아들의 답은 정해져 있다.

"음... 공사장에 가려고!" 아들은 공사하기 바쁘다.

"같이 가도 될까? (정해진 순서라 물어봐야 한다.)

"음... 좋아!" 라며 천연덕스럽게 고민한다.


여기까진 분위기 좋았다. 한참을 깔깔대며 웃던 아들이 갑자기 아들이 포클레인으로 나의 트럭을 때리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해도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순간 나는 당황했다. 나름 침착해 보이려고 애썼다. 속으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댔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트럭과 소방차를 삐진 척해봤다. 아들 앞에서 차 뒷면을 보이게 휙 돌렸다. 순간 아들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소리 지르고 때리니까 무서웠어!" 말을 했다. 이어 나는 "그렇게 하면 친구가 떠나요."라고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1인칭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을 넘나들며 아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나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들의 입술이 삐죽삐죽 울먹울먹 울상이 되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울음을 참고 있는 것이 보였다.(4살 아이가 울음 참는 모습이 이렇게 귀여울 줄이야) 아들의 눈동자가 빠르게 이리저리 돌린다. 아들 역시 나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 굴리고 있었나 보다.


아들은 잠시 동안 곰곰이 생각하더니 처음 꺼낸 말은 나를 감동시켰다.


방법을 찾아보자.


이내 아들은 "사과하면 되지"라고 말한다. 그러곤 바로 트럭을 보고 "미안해"라고 말했다. 방법을 찾는 아들이 기특하면서 고마웠다. 언제 이렇게 컸지 하는 생각에 훌쩍 큰 아들을 보며 감동했다. 오늘도 느끼지만 아이는 하루도 같은 적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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