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쏟아 붓기 전, 타임 아웃 하는 법

by hohoi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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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크면 클수록 힘겨루기 하는 일이 잦아졌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 벌어지는 실랑이다. 부모이기에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 위안 삼고는 있지만 순간순간 올라오는 감정을 조절하느라 애먹는다. 첫째 아들이 4살 되는 무렵, 그때부터였다. 아들은 뭐든지 스스로 하려고 했고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기여코 자기 요구대로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와의 팽팽한 힘겨루기는 시작됐다.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생떼를 쓰거나 소리 지르는, 예전에 보지 못한 행동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남들이 말하는 미운 네 살, 경험해봐야 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때부터 육아 관련 책을 읽었다. 많은 책에서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라고 한다. 선택권을 주기 위해서 아이와 타협해야 했다. 선택권,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경험은 자존감과 연결이 되었다. 훈육도 마찬가지 었다. 책에서 부모의 감정이나 요구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면 아이는 상처만 입는다고 한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 역시 감정 조절이 필요함을 느꼈다. 아들은 4살이 될 무렵 자의식이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모든 일을 스스로 하려고 들거나 주도권을 가지려고 했다. 이때 비논리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아이와 논리로 통제하려는 나 사이에서 점점 갈등만 심해지고 서로 감정만 상했다. 어쩌면 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적절하게 타협하는 경험을 하지 못한 영향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나의 감정 조절과 협상의 기술이 필요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제한 두거나 조정할 때 많이 쓰는 훈육법이 있다. 무시하기와 타임아웃이다. 하지만 아이와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기술이나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기술 선택과 기술에 따른 타이밍 잡기란 쉽지 않았다. 한동안 아들을 훈육하면서 무시하기와 타임아웃 사용이 혼란스러웠다. 어쩌면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고 일관되지 않는 나의 모습에 오히려 아이가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역효과로 아이의 문제행동을 더 부추기고 강화시켰는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처음부터 완벽한 부모가 없다."는 말에 위안 삼는다.


타임아웃은 아이와 부모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훈육법이다. 타임아웃은 아이의 끓어오르는 감정과 과격해진 행동을 멈추는 효과가 있다. 타임아웃은 아이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 인지 능력을 키워준다. 타임아웃의 목표는 아이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아이는 벌어진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타임아웃은 아이가 격해진 감정과 비합리적인 사고로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지 못할 뿐, 그 믿음을 바탕으로 기다려주는 일이다. 아이든 부모든 격해진 감정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없다. 모든 자극으로부터 멈춰진 상태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타임아웃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 역시, 더 나아가 서로의 관계를 지켜주는 기술이다.


아이의 행동에 따라 타임 아웃을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했다. 물론 아이의 행동 중 어떤 행동을 문제 제기할 것인지 부모의 판단력과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한마디로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에 대한 제한 기준이 필요하다. 만약 아이의 행동에 대한 훈육하는 기준 없이 때에 따라 다르게 조정하기 시작하면 사사건건 간섭하게 된다. 모든 행동이 눈꼴시어 못 본다. 오히려 아이에게 반항심만 키우고 문제행동만 강화시키는 역효과만 난다.


타임아웃은 문제행동 뒤 즉각적인 개입을 해야 한다. 칭찬의 효과를 보기 위해 칭찬할 일이 생기면 바로 칭찬을 해야 하는 것처럼 타임아웃 역시 그렇다.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했을 때 즉각적인 타임아웃을 해야 자신의 옳지 않은 행동에 대해 생각하고 집중하게 된다. [ADHD는 병이 아니다] 책에서는 ADHD 아동, 청소년일 경우 문제 행동의 조짐만 보이더라도 즉각 개입하라고 말한다.


오늘도 아들이 동생을 꼬집었다. 요즘 눈치를 보며 동생을 만지는 듯 하나 입 주변을 세게 잡는다. (지금은 그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타임아웃의 효과인지 자연스러운 발달로 이루어진 효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둘째는 울음을 터트린다. 첫째는 동생의 울음소리와 제지하는 우리들의 반응을 즐기는 듯했다. (타임아웃 과정에서 아들이 동생을 만지고 싶어 하는 것과 만질 때 힘 조절이 안됨을 알게 되었다.) 아들의 묘한 눈빛을 보고 나면 울화통이 터진다. 아들에게 안된다고 행동을 멈추게 하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더욱 강력한 훈육법이 필요했다. 내가 선택한 것인 타임아웃이었다.


타임 아웃할 장소가 있어야 한다. 나는 TV 방으로 정했다. 책에서 말하는 타임 아웃할 수 있는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 아이가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지만 효과는 있었다. 제지할 행동(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행동 등)을 할 때 즉시 아들에게 아빠와 이야기하러 가야 한다고 설명해줬다. 물론 매번 고분고분 말을 듣고 순순히 따라오지 않는다. 심한 저항을 경험할 수 있다.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는 안고 들어가면 된다. 다만, 공포감 조성이나 체벌, 강압적인 것은 책에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어쨌든 모든 자극으로부터 차단이 되어야 한다.


1. 아이의 눈을 보고,

2. 온화한 표정과 단호한 말투로,

3. 왜 이곳에 들어왔는지 물어보라.


아이의 저항은 뻔하다. 눈 맞춤을 피하고 딴청을 피운다. 아이의 상태가 이 정도면 어느 정도 통제되는 상황이다. 심한 저항도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처음으로 타임 아웃을 했을 때 아들은 계속해서 울었다. 소리 지르고 악을 쓸 때도 있었다. 그것을 지켜보면서 어쩔 줄 모를 때도 있었고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타임 아웃을 멈추지 말아야 함을 깨달았다. 어물정 아이의 생떼 쓰기나 소리 지르거나 악을 쓴다 해서 훈육을 하지 않고 어설프게 그만둔다면 아이는 더 큰 반항과 생떼 쓰기를 시도할 것이다. 그때부터 악순환의 고리는 더욱 강화된다.

왜 이곳에 왔는지,
아빠에게 말할 수 있을 때 나갈 수 있어!


방문 앞에 앉아 책을 읽었다. 굳이 방문 앞에 앉은 이유는 아이가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아이 입장에서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차례 시도할 것이다. 아들도 마찬가지 었다. 아들은 더 크게 울거나 떼를 썼다. 엄마한테 가야 한다며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 처음이 어려웠다. 처음을 잘 버티면 다음번에 타임 아웃을 할 때 아이의 저항이 눈에 띄게 줄어듬을 알 수 있다. 아이에게 왜 이곳에 왔는지 또박또박 천천히 설명할 수 있을 때 나갈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소파에 앉혔다. 아이는 벗어나려고 여러 차례 나가려는 시도 하다가 그 방법이 안 통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 차분해진다. 그때부터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 나는 책을 읽었다.


아이는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다. [ADHD는 병이 아니다] 책에서 연령에 따라 타임 아웃하는 시간을 다르게 했다. 아이마다, 연령에 따라 기다려줘야 하는 시간이 다른 것이다. 책에서 3~4세는 최소 3분, 5세~11세는 최소 10분을 제시했다. 명심할 것은 더 일찍 끝내지 마라고 설명한다. 어리면 어릴수록 자신의 행동이 미치는 결과까지 생각하지 못한다. 결과는커녕 자신의 행동이 왜 옳지 못한 지 알지 못한다. 끊임없이 설명하고 제지하고 다시 설명할 수밖에 없다. 무작정 이유나 과정을 생략하고 아이에게 감정을 쏟아내고 혼내거나 체벌을 한다면 아이는 점점 생각하는 힘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아빠가 왜 데려왔어요?
유호가 주주를 때려서요.
때린 건 아니지만,
동생이 싫다고 하는데 계속하는 건 괴롭히는 거야!
아빠는 유호가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이가 서툰 것처럼 부모 역시 모든 면에서 서툴다. 처음부터 부모 역할을 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가 서툰 과정을 겪고 성장하는 것처럼 부모도 실수하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다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해서 배우고 시도하고 성장하는 책임을 가진 것 같다. 거친 풍랑을 견디면 곧 잔잔해지듯 예전과 다르게 아들과 아웅다웅하는 시간이 줄었다. 나의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들을 보자면 뿌듯하다. 아들과 함께 한 뼘 성장한 나, 부모는 아이와 함께 매일매일 성장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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