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렵고 힘든 직업은 부모다

by hohoi파파
올해 마지막 벚꽃 나들이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직업을 꼽자면 단연 부모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되어보니 뼈저리게 알겠다. 순응적인 아이, 키우기 쉬운 아이더라도 부모는 나름의 이유로 힘들다. 어쨌든 지금, 네 살인 첫째와 부딪히는 부분이 늘고 있다. 좋지 않은 감정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는 말이 맞겠다. 미운 네 살. 우리 아이는 아니길 바랐건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일까. 한없이 너그러웠던 나도 요즘은 마음의 여유를 찾기 어렵다. 내가 변할 줄 나도 몰랐다. 아들의 사소한 행동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나의 눈치를 살살 살펴가며 미운 짓 하는 아들을 볼 때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감정을 마주하고 움찔할 때면 아들에게 짜증 섞인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자녀의 부정적인 감정까지 받아들이고 사랑하라고 하는데......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의 역할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 나도 부모는 처음이라서

부모는 자녀의 발달 단계와 함께 한다. 발달 시기마다 다른 과제로 난관에 부딪힐 때가 많다. 나도 부모가 처음이라서 시행착오 겪는 중이다. 아이에 따라 다른 육아 방법에 곤란할 때가 많다. 육아에 관련된 책을 읽고 또 읽어도 마찬가지이며 책에 나오는 사례는 사례에 불과하다. 자녀 양육과 훈육이 책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 역시 부모의 욕심이란 걸 안다. 사실 완벽한 부모가 될 수 없음을 안다. 자녀 양육과 훈육이 계획대로, 예측대로 된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런 마음도 마구 흔들다. 아들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자면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싶다가도 일관성 있게 양육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많다. 갈팡질팡 한 사이 수없이 많은 불편한 감정이 오간다.


아들아! 이런 아빠를 이해해주렴. 너도 아들이 처음인 것처럼 아빠 역시 부모가 처음이란 걸.


# 부모 욕구 VS 자녀 욕구

부모 욕구와 자녀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난다. 엇갈린 욕구로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래 걸렸다. 분명 알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수용하고 아들의 욕구를 존중하는 것은 달랐다. 아들의 욕구를 수용하고 존중하면서부터 나를 점점 잊고 산다. 모든 것이 아이 중심이다. 여행을 가더라도 아들이 즐길 수 있는 곳부터 검색하게 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아이 취향이나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주말은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나들이 가는 것이 부모다. 아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의 욕구를 포기하거나 하고 싶은 것을 절제하게 된다. 이때 부모로서 책임감과 희생을 요구받는다. 자녀의 요구대로 다 들어줄 순 없어도 모른 체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부모의 심정이다.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함과 죄책감 드는 게 부모 같다.

우리 아이는 잘 때가 가장 이뻐요


우스갯소리에서 진심이 묻어난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가장 이쁠 때가 언제냐고 자주 듣곤 한다. 잘 때가 가장 이쁘다는 말의 의미를 몰랐었다. 지금은 나 역시 아이는 잘 때가 가장 이쁘다. 새근새근 숨 가쁜 소리로 잠든 모습을 보면 마치 천사 같다. 얼마나 평온하고 평화로운가 두말하면 잔소리다. 잠자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면 나의 마음도 한없이 평온해진다. 속 시끄러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 그때만큼은 육아 스트레스와 결별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물론 남편의 입장과 아내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아내는 아이가 잘 때 더 바쁘다.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바쁘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사람이 어머니라고 했던가.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아이를 일찍 재우려는 이유도 그때 숨돌 릴 수 있기 때문이다.


# 감정 힘겨루기

부모가 힘든 이유는 육체노동도 있지만 감정노동도 한몫한다. 감정노동이란 사전적 의미로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정해진 감정표현을 연기하는 일을 말한다. 훈육할 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때가 많다. 자의식이 커진 아들 덕분에 나의 감정이 날이 섰다. 쉽게 화가 나고 짜증 나고 예민해지고 분노를 금할 수 없지만 어쩌겠는가 부모는 어른인데. 어른이 자신의 감정을 있는 날 것 대로 아이에게 드러내고 퍼붓는다면 아이는 얼마나 상처 받겠는가. 그런 생각에 나의 감정을 억누르고 절제하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가끔 이성의 틈을 비집고 나가는 감정에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 때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사랑과 선의만 가진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느낀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지 않으면 부모 자식 간의 관계만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 부모는 부모대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아이는 아이대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될 테니 말이다.


# 가끔은 나도 혼자 있고 싶다.

아이가 한 명일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둘이 된 지금, 나의 시계는 온전히 육아에 맞춰져 있다. 아이들보다 더 신경 써주지 못해 아내에게 미안할 뿐이다. 신혼을 더 가질걸 그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앞으로 당분간은 육아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당분간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사실 육아, 자녀 키우는 일은 아이가 우리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완전히 독립하기 전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요즘은 성인이 돼서도 부모 울타리를 벗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제발 우리 아이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키우기 나름이겠지만. 어쨌든 부모도 가끔은 혼자이고 싶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스트레스에 소진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라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아이들이 자면 빈둥빈둥 소파에 누워 리모컨만 이리저리 돌리지만 이제라도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을 찾아야겠다.


내가 자녀를 키워보니 부모라는 두 글자가 이렇게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일인지 알겠다.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부모를 떠올리게 된다. 그 시절은 지금 보다 더 힘들었을 텐데. 오늘은 부모님께 안부 전화드려야겠다. 건강하게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잘 키워 볼게요.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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