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보여준 기적, 아이의 감정으로 대화 물꼬 틀기

어린이집 가는 것도, 밤 기저귀 떼는 것도 이제 마음 편해졌어요.

by hohoi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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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애썼어!"라고 말하는 아들.
"아빠가 어떤 것이 애썼어?" 기특한 마음에 질문했다.
"아빠가 유치원에 잘 데려다줘서 애썼어!" 아들의 대답에 놀랐다.
"아빠가 유치원에 잘 데려다줘서 애썼어?" 다시 물어봤다.
"응"(무심한 듯 수줍은 목소리로)
"유호가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었고
이어 "유호가 매일매일 어린이집에 가서 힘들었구나!"
아들의 감정과 마음을 알아주었다.
"지금 이야기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었다.
"유호가 괜찮다고 하니까 아빠도 마음이 좋아졌어!"
조심스럽게 나의 마음과 감정도 내비쳤다.
"이 정도는 괜찮아!"
의외로 씩씩한 대답에 아들이 컸음을 느꼈다.
"유호는 씩씩하니까 이 정도 가지고 뭘..."
(아들이 잘하는 말을 옮겨 주었다)

아들이 처음으로 나에게 자기의 감정과 마음을 내비쳤다. 4살이 되니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생각의 그릇이 커진 것 같다.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이 발아된 것이다. 이때부터였다 나와 아내가 짓는 표정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표정이 왜 그래?라는 아들 말에 표정 관리하기 힘들다) 아들이 나무가 가지를 뻗듯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부모의 조급한 마음만 줄인다면 아이의 계절에 맞게 결국 꽃 피우는 것 같다. 부모라서 조급한 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단순했던 감정도 세세하게 표현하는 아들이 신기했다. 그래서일까 잊고 싶지 않아 아들과의 대화를 녹음을 했고 아들의 기적을 기록하고 싶었다.

이제 다시 어린이집에 가는 아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불안해 보였던 2주가 지나갔다. 아들은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마치 적응기간 때처럼 즐거운 표정이다. 아들은 오히려 적응기간 때 행복해했다. 그래서 오히려 적응기간을 마친 2주 동안 불안해하던 아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던 아들 반응에 당황했다. 당연히 잘 적응할 거란 생각에 어쩌면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부모와 긴 시간 떨어지는 경험, 어린이집도 처음 가는 아들, 동생이 태어나자마자 부랴부랴 떠넘기듯 가게 된 어린이집이었다. 오히려 아들 입장에서는 불안이 더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아들의 불안해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어도 그 감정과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잔소리,
설교를 원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의 마음, 표현하거나 숨겨진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해해 주는 것이었다. 분명한 것은 겉으로 보인 행동은 속마음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툭하고 무심코 뱉은 아들의 말 한마디, "매일매일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힘들었다."는 아들의 말에 왜 내가 먼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함이 들었다.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전 화장실 가겠다며 어떻게든 시간 끄는 아들, 엄마가 보고 싶다며 집에 가자며 내 소매를 끌어당기던 아들, 정신없이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는 사이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던 아들의 말과 행동 속에 숨어 있던 아들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힘들었다는 아들의 말에 그동안 했던 아들의 행동에서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아이는 이미 문제 해결의 방법을 알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부모가 늘어놓는 잔소리는 반항심만 키우게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은 스스로 하길 원한다. 스스로 하는 경험으로 자립심뿐만 아니라 자존감이 자란다. 단지 아이가 스스로 하기 전, 먼저 부모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확인받거나 인정받고 싶을 뿐이다. 아이는 어른의 애정과 관심, 지지와 격려, 칭찬과 감사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이 나름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성장을 가로막는다. 아이의 행복은 마음과 생각의 뿌리가 튼튼하게 내리고 뻗을 수 있도록 기다리고 사랑으로 키우는 과정 같다.


4살인 지금,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 첫 관문은 무사히 넘겼다. 밤 지저귀도 완전히 뗐다. 지금은 어린이집에 가는 것에 거부감이 없으며 불안해 보였던 모습도 없어졌다. 일단 숨 돌릴 여유를 아이도 아내와 나도 찾았다. 하지만 언제 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 모르는 일이다. 인생의 관문, 아이의 발달 과제는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며 찾아온다. 아이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기도 한다. 육아 서적에 나오는 방법은 예시일 뿐 드라마틱한 빠른 변화는 없었다. 아이와 부모에 맞지 않는 방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이제 알았다.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책에서 0세~3살은 죽었다고 생각하고 양육해야 한다던 글귀가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3살까지 일방적인 희생이 요구됐다면 4살이 되니 기적이 찾아왔다. 어느 정도 아이와 대화가 되며 서로의 원하는 것을 요구하거나 이해시킬 수 있다. 부모의 대화 법에 따라 아이의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더 이상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잔소리를 거부한다. 이 간단하고 쉬운 진리를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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