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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Apr 12. 2019

초등학교에서 일하면서 달라진 것들

어느 학생이 건넨 선물

  3월, 인사 발령으로 초등학교에서 근무한 지 벌써  달이 되어간다. 지금도 출근 한 첫날의 모습이 생생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할지 막막했던 그때. 지금도 별반 다를 것 없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이렇게 저렇게 적응하고 있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참으로 무섭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놀랍게도 생각 그 이상의 힘을 가진 듯하다. 


  아이들도 나에 대한 탐색과 적응을 마 인다. 복지실에 찾아오는 아이들이 늘었다. 출근하 무섭게 아이들이 떼를 지어 우르르 몰려온다. 아침 인사하 왔다는 아이들이 귀엽다. 오늘 어느 한 학생이 나에게 뭔가를 건넸다. 당이 떨어지면 먹는다며 가방 안에 뭔가를 주섬주섬 챙기더니 고사리 같은 손으로 건넸다. 간식이 귀엽다.


  초등으로 오니 아이들에게 받는 선물도 달랐다. 이뿐만 아니라.


# 앵무새가 되었다(반복해서 말하기)

  초등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할 때가 많다. 물론 중학생들도 어른들의 훈육이나 지도를 안 따르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정말 벽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다. 답답하다. 내가 원래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한가 의심이 들 정도다. 모든 학생이 그렇진 않지만 내가 주로 만나는 학생들은 내가 앵무새가 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고민으로 머리 아프다. 언제까지 아이들에게 짜증과 화를 내지 않고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지금 방법을 찾지 않으면 나 역시 적응하는 시간이 길어지겠지. 잔소리꾼만 안되길 바랄 뿐이다.      


# 자기 말만 하는 일방적인 대화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한 아이들, 초등학생들은 공감능력 발달이 진행 중이다. 완성되지 않아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아채지 못한다. 이런 특징의 아이들과 집단 놀이를 하고 있으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멀리서 보면 함께 놀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신나 있다. 분명 팀 놀이인데도 불구하고 하는 말과 행동은 자기중심적이다. 아이들은 자기 말만 하는 일방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상대의 기분과 상황을 보면서 말과 행동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이가 진행되는 것을 보자면 놀랍다.

중학교 때와 달리 상담 도구가 바뀌었다
감정 다스리기에 일등공신이었던 천사점토

# 아이와 상담하면서 클레이로 놀이할 줄 몰랐다

  중학생들과 면담하거나 상담을 할 땐 주로 감정카드를 사용했다. 중학생들은 현재 자신의 감정을 이해시키고 표현하도록 돕기만 해도 자기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하지만 초등학생은 달랐다. 감정카드로 이야기하는 것이 한계가 있었다. 대화로 상담을 이끈다는 것은 무리였다. 저학년일수록 난감하다. 최근 아이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놀이가 상담이란 것이다. 자연스럽게 상담도구가 바뀌었다. 클레이, 천사점토, 슬라임, 사람 인형, 동물 모양의 장난감 가지고 상담한다. 아이들과 놀이하면서 상담할  있다 하면서도 놀랍다.


  앞으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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