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인터뷰 요청, 누군가 나의 직업을 꿈꾼다면

by hohoi파파

어느 날 인스타그램 DM을 받았다. 어느 고3 여학생이 사회복지사를 꿈꾼다며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 학생은 간절했다. 열군 데 정도 사회복지기관에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모두 거절했다는 내용이었다. 성격 탓도 있겠지만 고민하지 않았다. 인터뷰에 응했다. 안타까운 마음도 잠시 나를 어떻게 알고 연락했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사실 인터뷰 요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며칠 전 핸드폰에 찍힌 부재중 전화. 10년 전 지역아동센터에서 같이 일했던 사모님의 전화였다. 이유인즉슨 당시 지역아동센터에 다녔던 초등학생이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데 학교 사회복지사를 꿈꾼다며 학교 사회복지사에 관한 인터뷰를 해줄 수 있겠냐는 부탁이었다.


누군가 나의 직업을 꿈꾼다는 것은 황홀한 경험일 테다. 주제넘게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다. 어쨌든 나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도움 주려고 응한 인터뷰, 리어 내가 도움받았다. 인터뷰 질문를 정리하면서 사회복지사의 일을 돌아볼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이 일을 좋아서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 현재를 정리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이 일을 해야 할지 다시 꿈꾸게 됐다. 다시 한번 인터뷰 요청해준 두 학생에게 브런치에 빌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어느 고3 여학생에게 답신한 인터뷰 질문이다.

1.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 가져야 할 사명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회복지사의 일을 잘하기 위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은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처한 상황과 처지가 힘들고 어렵습니다. 상대적으로 모든 면에서 여유가 없습니다. 대체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엉켜있는 문제나 해결해야 하는 과제 하나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과 관계를 맺고 서비스를 연결하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상대방을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기준으로 왜곡된 판단 하게 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사회복지사의 일은 각기 다른 사람에 대한 중용을 지키는 일이라 가장 어려운 일 같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사명은 사람마다 다른 삶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그 사람 입장에 되어보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2.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주로 어디에 취업을 가장 많이 하나요?

사회복지사의 일은 서비스 내용에 따라, 대상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곳이 천차만별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지어서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다만 본인의 적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택의 기준은 하고 싶은 일, 나와 맞는 서비스 대상(아동, 청소년, 청년, 노인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일하는 즐거움이 생깁니다. 저는 청소년들과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학교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고 첫 직장으로 지역아동센터를 선택했습니다. 그 시작으로 현재 학교에서 교육복지사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격증에 따른 취업의 길은 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사 2급을 취득하면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복지관, 사회복지시설 및 센터에서, 1급은 2급을 포함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정신건강사회복지, 의료사회복지, 학교 사회복지, 기업 등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사회복지사를 하실 때 힘들었던 일과 좋았던 일 한 가지씩만 답변해주세요!

- 힘들었던 일

감정 노동하는 일입니다. 사회복지사의 일은 아무래도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이라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왜곡된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사람들과 공감하는 일, 상대의 감정에 머무는 작업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것 같습니다. 때론 상식 밖의 일을 경험할 때도 많아요. 내가 옳다고 믿는 믿음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질 때도 많습니다. 나의 상식 선에서 벗어난 꼴을 다 지켜볼 수 있느냐가 관건 같아요.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보호해야 하는 직업 같습니다.


- 좋았던 일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사례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례관리 학생이 긍정적으로 조금씩 변화가 있을 때, 느리더라도 성장할 때 교육복지사로서 행복합니다. 또한 사례 관리하던 학생이나 졸업한 학생들이 생각나서 전화했다며 자신의 안부를 전할 때 뭔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학생 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통화했다며 흥분되어 기뻐하던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사람들과 관계 맺는 직업이라 그런지 몰라도 관계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좋을 때도 많습니다.


4. 사회복지사 일을 하시면서 열심히 일하신 만큼 월급이 들어온다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사회복지사 평균 연봉은 일하는 것에 비해 적다고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일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고는 말하지만. 어쨌든 사회복지사의 일 역시 녹록하지 않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무 환경 차이가 납니다. 교육복지사는 그나마 무기계약직이긴 하지만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은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사회복지의 일을 하더라도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사회복지사에 대한 인식, 처우가 열악한 건 사실입니다. 좋은 근무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 같아요.


5. 개인적인 소견으로 앞으로의 사회복지사 전망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제 복지국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출산율 0명인 시대, 극빈곤층 증가, 빈부격차의 심화, 초고령화 사회, OECD 국가 자살률 1위, 4차 산업혁명 등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회문제입니다. 사회복지는 사람의 욕구를 다루기 때문에 인간이 존재한 이상 사회복지사의 일은 더욱 세밀화되고 전문화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수, 복지 예산 증가 등의 복지에 관련된 정책은 복지국가의 방향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복지국가와 똑같을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복지 확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6. 사회복지사를 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령대가 궁금합니다!

특정 연령대를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확실한 것은 사회복지 현장에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습니다. 지금까지 지역아동센터, 다문화센터, 교육복지사의 일을 하면서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를 앞둔 연령대까지 다양하게 만났습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저의 경험에 불구합니다. 어떤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연령 분포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지금 학생인 제가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자기 수양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은 생각보다 힘든 일입니다. 열정에 비해 처우, 근무 환경, 감정 노동 등 열악한 현실 앞에 빨리 소진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회복지사의 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다짐하는 일 같아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단단한 “나 자신”을 갖추는 일 같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운동, 취미 생활하는 것, 사회복지사의 일과 융합해서(미술치료, 모래놀이, 글쓰기 등) 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갈고닦는 자기 수양이 필요한 것 같아요. 덧붙여 인간에 대한 공부도 틈틈이 하면 좋겠습니다. 심리학, 문학, 철학 등 책을 읽으면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상담학도 따로 복수 전공하셔도 될 것 같네요.

8. 사회복지사 4년제와 2년제의 차이점이 있나요?

4년제 학부 생활의 장점은, 체계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선후배와 교수님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정보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상대적 많을 것 같아요. 대신 2년제는 짧게 시간 내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물론 1급 자격을 위해 실무경력이 필요로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말이죠. 어차피 사회복지사는 경력이 경쟁력이니 학부 생활 대신 경력을 쌓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다음으로 생각할 것은 4년제와 2년제 중에 누가 더 채용이 될 가능성이 높은가입니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선택의 몫 같네요.


9.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씩 해주세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숭고합니다. 사회복지사는 다른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일을 합니다. 그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유일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 사명감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나와 관계 맺은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성장한다면 돌아오는 보람은 큽니다. 옆에서 디딤돌, 버팀목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면 이미 사회복지사로서 자격이 충분합니다. 처음 먹은 마음을 얼마나 간직하고 지키느냐가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너무 욕심내지 마세요. 다른 사람의 삶은 그들의 몫이니 사회복지사가 그 삶을 대신 살아줄 순 없답니다. 그들의 삶의 몫까지 대신 짊어지지 않아야 사회복지사로서 죄책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즐겁고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당신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 나의 직업을 꿈꾼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 사회복지사를 꿈꾼다고 하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그랬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사회로 부터. 사실 가장 속상한 것은 부모님마저 등을 돌릴 때다. 지금도 가끔 공무원 시험 보면 어떻겠냐고 속을 긁으신다. 내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처음 일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우려와 걱정을 많이 했다. 나만 아니면 된다고들 하지만 주변의 시선에 위축된다. 박봉인 현실도 한몫 거든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유망직업인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 꿈을 기분 좋게 권할 수 있을 때가 왔으면 좋겠다.

네이버 이미지; 내가 걷는 길이, 곧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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