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지키는 어른이 되렴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생명 존중]
생명: 유기체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살아 있는 상태
존중: 높이어 중하게 여김
꽃을 꺾으려다가도 멈추는 마음
아들은 집에 들어가기 전 천변에서 킥보드 타는 것을 즐긴다. 아마도 어릴 때 천변에서 놀았던 기억이 좋았나 보다. 둘째 출산 전, 저녁마다 아내와 장모님은 걷고 나와 아들은 킥보드를 탔었다. 그리고 인근에 중학교가 있어 아이와 운동하며 놀기 딱 좋았다. 운동장에서 공을 차거나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하면 그제야 "아빠 킥보드 탈래!" 라며 트렁크 쪽으로 향한다.
킥보드를 타고 이곳저곳 동네 마실을 나간다. 아들이 좋아하는 중장비가 있다. 아들은 트럭과 포클레인에게 인사를 나누고 그 주변에서 한참 머문다. 충분했는지 "아빠 다른데 가볼까?" 아들의 말에 다시 킥보드에 올라타고 동네 구경을 한다. 강아지도 보고, 길가에 핀 꽃도 보고, 밖에 의자가 있는 커피숍에 들러(아들을 유혹하는 케이크가 있어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의자에 앉아 해가 저무는 모습을 바라본다. 잠깐 쉬면서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문다.
유호야! 집 갈래 씽씽이 타러 갈래?
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씽씽이 타러 갈래! 집에 바로 안 들어가는 것은 한결같다.
아들을 차에 태우고 자주 가는 삼천천변으로 이동했다.
한참 아들과 킥보드를 타고 있는데, 길가에 핀 꽃이 눈에 띄었다.
유호야 꽃 이쁘다! 그렇지?라고 말했더니 쑥 손을 내민다. 망설임 없이 꽃을 꺾으려고 하는 아들에...
아들 손을 가로막으며... 아들에게 말을 했다.
유호야! 꽃은 살아 있을 때 가장 이쁜 거야! 꺾으면 금방 시들어서 안 이뻐!라고 말해주었다.
천변은 자연을 관찰하기 딱 좋다. 천이 흐르고, 쏴악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천을 보고 있으면 잠시 쉬고 있거나 뭔가를 사냥하고 있는 새를 볼 수 있다. 사냥하고 있는 새가 신기한지 아들은 와~와~감탄사를 연발한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들도 가지각색이다. 장미꽃, 국화꽃, 개망초꽃, 개불알꽃... 킥보드를 타다가도 아는 꽃이 나오면 아들에게 설명하기 바쁘다. 이름을 알려주고 만져보게 하고 꽃 향을 맡아보도록 한다. 축 늘어져 있는 거미줄, 거미를 보고 스파이더맨이라고 하는 아들, 먹이를 물고 줄줄이 이어가는 개미 떼, 동그랗게 말린 콩벌레를 보고 기겁하지만. 어쨌든, 천변은 놀면서 생명을 관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아들이 생명을 존중하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적극적으로 지키기 않더라도 적어도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들이 타인이든 자연이든 가까이 있는 생명을 잘 보살피고 소중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자기의 생명을 보호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