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놀다 가면 안돼요?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어울리다]

by hohoi파파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다: 한데 섞여 어우러지다.


친구와 더 놀고 싶은 마음

여느 날과 다름없이 퇴근길에 아들을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었다. 어린이집에 가면 외부 방문자를 위한 선생님 호출 벨이 있다. 띵동~ 벨을 누르면 벨 소리를 듣고 누가 됐든 먼저 듣는 선생님이 나온다. "안녕하세요."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선생님은 "유호야" 부르면서 아들을 데리러 간다.


아들은 집에 가는 것이 좋은지, 내가 반가운 건지 모르겠지만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방방 뛰며 나를 맞아준다. 아들의 싱글벙글한 얼굴을 볼 때면 하루 종일 잘 지낸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담임 선생님은 아들이 신발을 신는 사이 아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설명해준다. 선생님 말에 쏠쏠한 정보가 많이 담겼다.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좀 더 아들을 이해하는데 한 발짝 다가서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아들은 오늘도 집에 바로 가지 않는다. 아이들과 헤어지기 아쉬워 어린이집 주변을 맴돈다. 아들은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서 괜한 말도 잘한다. "아빠! 아빠!"


씽씽이 타볼까?
놀이터 갈까?
어린이집 버스 보자!


아들은 어떻게든 집에 안 가려고 버틴다. 처음에는 너무 오래 남아있어 힘들었다. 이제는 나도 초월했는지 아들이 가자고 할 때까지, 시간을 정해서, 함께 논다.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놀고 있으면 아이를 데리러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는데... 아들은 누구 엄마인지 아빠인지 할아버지인지 다 알고 있다. 아들은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를 한다. 친구들이 부모 손에 이끌려 어린이집에서 나오면 일일이 "잘 가" 인사를 주고받는다.


모르는 사람들 속, 자연스러워도 너무 자연스럽다

아들은 어려서부터 모르는 사람을 잘 따랐다. 동네 쉼터에 쉬고 있는 어르신들에게도 쪼르르 달려가 뭐하는지 궁금해했고 인사를 해야 직성이 풀렸다. 아들은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향, 기질인 것 같다. 혈액형도 O형이다. 전형적인 O형, 외향적이고 주도적이다. 에너지가 넘쳐 활동적인 아이다. 아이의 성격이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아들이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좋다.


지금 아들은 나와 정반대 성향을 가졌다. 나는 관계 맺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적어도 어릴 때는 나도 누군가와 말하는 것을 좋아했고, 친구들 사귀는 걸 좋아했다. 에너지가 밖으로 표출되는 아들 같았다. 하지만 중학교 이후 나는 냉소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상담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의 일을 하면서 부모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것을 알았다. 그 영향인지 몰라도 나는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한다. 관계 맺기에 우선 두거나 넓히기보다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부모의 태도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어쨌든 나와 다른 모습인 아들을 지켜볼 때면 아들의 행동에 이해가 안 되다가도 내가 가지지 못한 모습에 부럽기도 하다. 솔직히 아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신선하다. 우리 집안은 모두 전형적인 A형, 실제로도 모두 A형이다. 어렸을 때 얼마나 예민하고 소심하고 겁이 많고 그랬겠나.(긍정적인 표현으로 민감하고 신중하고 잘 놀랐다)


나와 달리 아들은 사람 어울리기 좋아한다.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끼어들지 않을까 조바심 나지만 가르치면 될 일이다. 사람들 속에 잘 적응하는 아들에 감사하다. 아들이 이다음에 크더라도 사람들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 속에서도 관계 맺는 데 어려움 없이 잘 사귀었으면 좋겠다. 유연한 생각으로 힘든 세상을 잘 이겨내고 적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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