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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Oct 09. 2018

아빠와 떠나는 육아 여행

아이가 부쩍 컸다고 느낄 때

직장의 징검다리 재량 휴업일로 계속되는 연휴. 


"오늘은 어디로 가야지"


쉬는 날이면 항상 하는 고민이다. 아내가 한참을 고심하고 있는 나에게 한 곳을 추천한다.


"임실치즈테마공원에 가봐 지금 축제 기간이야"


축제 기간 때는 처음 가본다. 비교적 규모가 큰 지역 축제였다. 곳곳에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축제를 풍요롭게 한다. 부스 한쪽으로 향토 음식점이 운영되고 있었다. 먹거리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또한 사물놀이, 버스킹 공연에 축제의 흥을 더한다. 유명한 세프의 요리 경연도 준비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청명한 하늘이 가을 가을 하다.

가을바람이 좋은 날. 국화꽃 향이 넘실거린다. 이곳에서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국화를 보고 "코스코스"라고 말하는 아이. 예전에 봉동교에 있던 코스모스가 기억이 났나 보다. 제차 "코스코스" 강조한다.

아이가 부쩍 컸다고 느낄 때가 있다. 오늘 그랬다. 예전에 무섭다고 타지 못한 미끄럼틀을 이제는 스스로 탄다. 즐기면서 탄다. 무섭기도 할 텐데 신난 모습에 놀랐다. 높이가 높은 미끄럼틀을 서슴없이 타는 유호.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남해 양모리 양떼목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양을 보고 기겁했던 유호. 이제는 산양을 보고 겁먹지도 않는다. 거침없이 먹이를 준다. 다른 아이가 들고 있는 소쿠리를 탐하는 유호. 결국 2천 원 주고 먹이 체험을 했다. 그것으로 부족했니? 성이 안 찼던지 땅에 떨어진 잎을 한동안 줍는다. 산양에게 먹이를 줘야 한다며 열심히 도토리 잎을 연신 줍는 아이를 지켜보며 "아 너도 컸구나" 싶었다.


"유호야 어려서 체험은 알 될 것 같아." 

"유호도 하고 싶은데 아기도 하잖아 잉..." 


결국 2천 원 주고 젖소 우유주기, 젖 짜기 체험을 했다. 요구가 확실하다. 말이 많이 늘었다. 잉... 이럴 때면 유호 말이 맞기에 결국 들어준다. 이제는 나의 말에 얼렁뚱땅 넘어가지 않는다. 허튼 말을 할 수가 없네 진짜 많이 컸어 유호야.

3살 아이. 벌써 태어난 지 3년이 되었다. 시간 참 빠르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싶다. 매일매일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를 지켜보면 볼수록 감사하다. 오늘은 부쩍 큰 아이를 지켜본 뿌듯한 날이었다. 이 순간 모든 날이 지금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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