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첫 책을 브런치에서 시작해도 될까요?

by hohoi파파

몇 달 전 "브런치는 기회"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어느 한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의를 받았다. 그토록 꿈꾸던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를 이룰 기회다. 꿈꾸던 출간제의는 "아! 기분 좋다." 브런치 하길 참 잘했다고 감탄하기 충분했다. 지금도 출간 제안 메일을 보던 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벌렁벌렁거린다. 설레어서 한동안 메일을 읽고 또 읽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신지. 꿈이라면 정말 깨고 싶지 않다.


브런치에 글을 쓴지도 2년이 되어간다. 몇 번의 작가 제안 거절을 무릅쓰고 계속해서 작가 신청을 도전했다. 갑자기 작가 신청을 몇 번 했는지 궁금해졌다. 흐려진 기억 탓에 메일함을 열어봤다. 7번의 신청. 오기였을까, 또다시 거절당하지 않을까 좌절감과 두려움에 포기할 법도 했다. 정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나 보다.


브런치에서 메일이 왔다. 그때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다. 누워서 메일을 확인하다가가 믿기지 않아서 벌떡 일어났던 것으로 기억난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던 브런치, 작가님이라고 부르며 앞으로 소중한 글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나의 첫 글쓰기는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작은 삶의 변화를 이끌었다. 브런치를 통한 글쓰기는 멀리하던 책을 읽게 됐다. 틈틈이 책을 읽으며 필사하기도 했고 생전 쓰지 않던 독서노트를 만들어 기록하기 시작했다. 매일은 못 써도 꾸준히 썼다. 글 소재를 위해 끊임없이 관찰했다. 무엇보다 나서기 싫어하는 내가 독서모임을 직접 만들어 직장 동료들을 모았다. 이제는 커피숍보다 서점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아졌다면 변한 게 아닌가.


루틴은 아니지만 나의 일상에서 브런치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어찌 됐든 글을 쓰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니 어느새 구독자도 발행한 글도 늘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려했던 이유는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브런치를 보다가 "브런치는 기회다"라는 말이 가슴에 확 꽂혔다. 지금 생각해도 브런치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마터면 글 쓰는 재미를 모르고 살뻔했다. 다시 한번 브런치에 글을 올릴 수 있게 기회를 준 브런치 팀에 감사드린다.


책 쓰기의 꿈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미 글쓰기의 의미, 가치를 안 이상 결코 완료형은 없을 것 같다. 처음은 사회복지사의 현장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서 어떤 가치로 일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도 타인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지금은 되레 육아에 꽂혔지만 언젠가 이루리라.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작가 제안"이 탐났다. 하지만 감히 손을 뻗지 못하는 성스러운 선악과였다. 그냥 막연하게 나도 한 번쯤은 작가 제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을 뿐이다.


성역을 범하게 됐다. 계속 탐하게 되면 이루게 되는 것일까. 꿈을 향한 첫걸음을 뗐다. 어느 날 브런치 알람이 울렸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라잇 킷을 했거나 댓글을 남겼겠지 생각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브런치 알람이 울리자마자 확인했다. 평소와 달랐다. 편지지 모양의 기타 목적으로 제안했다는 문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세한 내용은 메일로 확인하라고 하는데 가슴이 벌렁거려서 한참 동안 메일을 확인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작가 제안을 받았을 때 가슴 뛰고 설레었던 감정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중독 같다 다시 느끼고 싶으니.


그 뒤로 여러 차례 작가 제안 알람이 울렸다. 작가 제안 알람은 꿈을 키웠다. 첫 작가 제안은 육아에 관련된 협업이었다. 이어 한 마케팅 업체에서 사회복지사의 일에 관련된 글을 기고 부탁했다. 채용, 자격증 정보가 있는 한 앱 사이트의 제안도 사회복지와 관련 있었다. 출판사에서도 제안이 왔다. 가장 놀랐다.(출판사만 보고 출간 제의인 줄.) 책을 읽고 리뷰해서 글을 올려달라는 제안 덕분에 돈 안 들이고 책도 읽고 글을 쓰게 됐다.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셈이었다. 출판사 사정으로 두 달밖에 못하게 됐지만 가장 열심히 했던 작가 제안이었다.


어느 대학생이 사회복지사를 꿈꾼다며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사회복지사는 어떤 일을 하고 직업 전망과 자격증 취득 과정에 관련한 인터뷰였다. 인터뷰 질문지에 답하면서 가슴 뛰었다. 그동안 어떻게 일했는지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사회복지사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줬다.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구나 싶어 즐겁게, 감사하게 답변했다.


이 글을 빌어 작가 제안을 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다시 돌아가 이야기하자면, 어느 출판사가 출간 제의를 했다. 현재 매거진, 브런치 북에 발행한 육아에 관련된 글을 책으로 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처음에는 설레기도 했지만 출간 작가도 아닌데 무엇을 믿고 출간 제의를 하지 의아해했다. 출간 작가가 아니면 투고해서 책을 출간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들었는데 출판사가 먼저 제안하다니 믿기지 않는 경험이었다. 나의 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했다.


이제 두 번째 걸음을 떼려 한다. 그 후로 출판사와 미팅하거나 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 "이제 원고만 있으면 되겠네요." 지금 중요한 것은 책으로 낼 수 있는 몇 번의 퇴고를 거친 원고였다.


퇴고를 위해 예전에 발행했던 글들을 읽어 봤다. 술 마시고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전화 건 느낌이랄까, 저녁에 여자 친구에게 쓴 편지를 다음 날에 읽은 느낌이랄까. 도저히 못 읽겠더라. 뭐 지금도 자신감으로 글을 쓰고 발행하는 건 아니지만 무슨 자신감으로 아무 퇴고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썼을까, 낯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있었다. 고작 2년도 안된 새내기 브런치 작가지만 출판사의 출간 제의로 자신감이 생겼다. 꾸준히 쓴 글에 공감해주고 댓글 달아주는 분들이 있어 계속 글을 쓰게 된다. 가능성을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어 글 쓰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시멘트 담장에 피어난 꽃처럼

내 인생의 첫 책은 브런치에서 시작해도 될까요. 이제 내 인생의 첫 책의 꿈은 오롯이 나의 몫으로 남겨졌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한다. 몇 번을 다시 쓰고 고쳐 써야 한다. 완벽할 순 없어도 완성도가 떨어져도 내 글에 가치가 있다면, 내 글을 읽고 누군가가 위로와 힘이 된다면, 나만 쓸 수 있는 이야기라면 충분하지 않은가. 어디 한번 써볼까. 지금부터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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