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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an 28. 2021

'아씨 아씨' 욕하는 줄

 둘째가 옆에서 뭐라고 쫑알쫑알거렸다. 첫째가 가져온 인형을 들고서는 '아씨 아씨' 그러는데 도통 무슨 말인 지 못 알아 들었다.

 요즘 둘째는 부쩍 말이 늘었다. 예전에는 '바나나'를 '바'로, '포클레인'을 '포'라고 단어 음절이나 끝음절만 말했다. 둘째가 말하면 한참을 뭐라고 했는지 생각해야  알 수 있었는데 '유호형, 안녕', '엄마, 안녕' 발음은 부정확해도 두 단어를 붙여 말했다. 와우! 놀랍다. 


 어제는 첫째가 가져온 작은 인형을 보여주며 연달아 '아씨 아씨 아씨'라고 하는데 순간 욕하는 줄 알았다. 어디서 욕을 배워온 줄 알았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었다.


 아내가 빵 터지더니 '아씨가 아니라 아저씨라고 하는 거야.' 말해줬다. 아저씨를 아씨라고 말한다고? 첫음절과 끝절을 말했었는데 가운 데를 쏙 빼먹고 말할 줄 꿈에도 몰랐다.


 사과를 먹다가도 문에 붙어 있는 사과 사진에 달려가 갖다 대면서 '똑 똑 똑' 말하는 둘째. 똑같다는 말이다. 둘째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부쩍 큰 것을 느낀다.


 오늘은 또 어떤 말로 나를 맞이할까. 매일 성장하는 둘째와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성장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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