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놀라운 능력 때문에 배꼽 잡는다

by hohoi파파

요즘 둘째는 기저귀를 떼는 연습을 한다. 이제 잘 때 말고는 팬티를 입혀놓는다. 놀다가 오줌이 마려우면 다리를 베베 꼬며 고추를 부여잡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다급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 쉬 마려워요' 말다.


종종거리는 아들 손을 붙잡고 화장실로 부리나케 달려간다. 화장실 안 구석에 세워둔 초록색 개구리 모양의 소변기를 아들 고추 가까이에 대주며 '쉬~ 쉬~ 쉬~'.


그러던 어느 날 '쉬~ 쉬~ 쉬~ 소변기를 대주며 오줌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둘째가 느닷없이 노래를 불렀다.


'씨씨씨를 뿌리고 꼭꼭 물을 주었죠'


어찌나 신나게 부는지. 아들에게 '방금 쉬~ 쉬~ 쉬~를 듣고 씨씨씨를 뿌리고 노래를 부른 거야?' 들썩거리는 아들을 보고 빵 터지고 말았다. '와!!!' 그때 처음으로 아들의 연상 능력을 보고 감탄했다.


둘째에게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아내도 알고 있었다. 며칠 전 아내가 '지호 신기하지 않아? 상황에 맞는 노래를 불러!' 둘째가 신기하다고 말했었다.


며칠 전 둘째에게 타임아웃을 했다. 기어 다니는 셋째 다리에 올라타고 치대면서 누른 것이다. 셋째가 낑낑대며 싫다는 표현을 해도 모르는 척하길래 타임아웃을 했다.


'그만'


둘째에게 동생이 싫다고 하면 멈추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둘째는 듣는 둥 마는 둥 보란 듯 쳐다보며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더 이상 말로 설명하는 것은 의미 없었다. 둘째를 그대로 안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둘째는 이미 품 안에서 울음이 터졌다.


울음을 그쳐야 아빠랑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하고 30초가량 기다렸다. 신기하게도 안방에 무엇 때문에 왔는지 물으면 자신의 잘못한 행동을 이야기한다. 둘째가 진정되서야 동생 몸에 올라타는 행동이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지호야!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약속해'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더니. 둘째가 싱글벙글 웃으며 '꼭꼭 약속해' 새끼손가락 손에 걸고 꼭꼭 약속해라고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닌가. 조금 전까지 진지했던 분위기가 깨졌다. 결국 해맑게 노래 부르는 아들 모습을 보고 웃어버렸다.


마지막으로 둘째가 '아빠 똥 마려워요' 배를 만지며 '마사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변기에 앉아 똥을 싸는 것이 아직 어색한 둘째는 이틀 동안 똥을 못 쌌다. 참고 참아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온 둘째는 급하게 변기에 앉았다.


아들은 변기에 앉자마자 연신 방귀를 뀌었다. ! 방귀 냄새가 묵었다. 힘을 어찌나 주던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음' 힘겨운 사투 끝에 변을 다 누었다. 아들을 엎드리게 하고 똥꼬를 닦아주었다. 엎드려있는 아들에게 '아이고! 시원하겠다. 똥이 바나나야! 바나나.' 변기에 앉아 똥을 싼 아들을 격려하고 직접 물을 내리게 했다. 아들이 칭찬에 신이 났던지 뽀로로 동요를 불렀다.


'바나나 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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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둘째. 애교와 주체 못 하는 흥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있다. 역시 둘째다 싶었다. 똥이 바나나 같이 굵고 기다란 모양이라 바나나라고 한 거였는데 아들은 바나나를 듣고 뽀로로 동요가 떠올랐나 보다. 어쨌든 거참, 신통방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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